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어제까지 사흘째 2000명 안팎을 기록해 대확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집단 감염이 속출하면서 최근 일주일간 이 지역 일평균 환자 수는 코로나 이후 최고치인 1361명을 기록했다. 추석 명절 대이동이 시작되면 8월 여름 휴가철 당시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주민들의 귀성·귀경 행렬을 따라 수도권의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
6일 모임 인원 기준이 완화된 이후 전국의 이동량은 이미 코로나 발생 이전보다 5% 가까이 증가한 상태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일주일간 가족 모임 기준이 느슨해지면서 이동량은 2월 설 연휴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을 출발하는 하행선 열차는 거의 매진됐고, 고속버스 예매율도 급등했다고 한다. 백신 1차 접종률 70% 목표를 추석 전에 앞당겨 달성하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로 인해 경계심이 풀어질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현재 추세라면 이달 말 하루 환자가 4000명대까지 치솟아 점진적인 ‘위드 코로나’로 일상을 회복하려던 정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모였다가 감염되면 그게 불효가 되는 시대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이동을 자제하고, 1차 접종자나 접종 완료자도 가족 간 만남은 짧게 끝내는 것이 좋다. 기차나 버스로 이동 중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며 이동 중에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기차역 버스터미널 휴게소 등에서 운영되는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으면 된다.
명절 연휴는 가뜩이나 응급 환자가 폭증하는 시기다. 코로나 의심 환자들까지 몰려들 경우를 감안해 보건 당국은 응급의료 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어제부터 1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잔여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완료율이 42%인 2차 접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위드 코로나에 대비해 병상 확충과 재택치료 체계 구축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