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 곽병채 씨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등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31세 청년이 6년간 회사에 다니고 퇴사하면서 받은 보상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고액이다.
50억 원은 화천대유가 5년간 임직원에게 지급한 퇴직금 합산액의 9.2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곽 씨와 화천대유 측은 질병에 대한 퇴직 위로금 등이 포함됐다고 주장하지만 이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화천대유가 5년간 모든 임직원에게 준 급여 총액(51억 원)에 맞먹는 액수를 6년 경력의 직원에게 퇴직금과 성과급 명목으로 일시에 줬다는 게 말이 되는가.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일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났을 때 “겨우 250만 원 월급 받은 제 아들은 회사 직원일 뿐”이라고 했다. 4월 고액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알고도 밝히지 않았다면 사실상 거짓 해명을 한 셈이다.
화천대유가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곽 씨에게 준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여당에서는 곽 의원이 화천대유 측에 모종의 도움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곽 의원이 아들의 퇴직금 수령 전에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대가관계가 입증된다면 사후수뢰죄까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곽 씨는 대학원 재학 중 아버지 곽 의원의 소개로 화천대유에 2015년 6월 입사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자리에서 2013년 8월 물러난 곽 의원은 당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 화천대유 소유주인 경제지 법조기자 출신 김만배 씨와 잘 아는 사이여서 아들에게 “(입사할) 생각이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했다고 한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김 씨를 함께 만난 적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와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의혹의 핵심 인물들이다. 곽 의원은 이들을 언제 무슨 목적으로 만났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화천대유에는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원유철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이 고문으로 이름을 걸고 고액의 고문료를 받았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도 자문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밝혀지지 않은 고문단이 더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곽 의원 아들에게 지급된 50억 원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물론이고 시행에 참여한 화천대유의 임직원, 고문단에 이름을 올린 법조계 및 정계 인사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전모를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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