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플랫폼 기업이 중대 기로에 섰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외형은 급성장했지만 갑질 횡포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자사 상품이 먼저 검색되도록 설계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돈이 되면 골목상권도 쥐고 흔드는 게 플랫폼의 민낯이다. 이런 편법과 불공정 행위는 국정감사의 주요 이슈가 될 정도로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주 국감에 출석해 “해야 할 일과 안 해야 할 일에 대해 구분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졌다”고 했다. 그동안 해야 할 혁신을 소홀히 하고, 안 해야 할 일들을 했다는 반성이다. 카카오는 5년 새 계열사를 73개나 늘리며 골목상권에 무분별하게 뛰어들었다. 여론에 떠밀려 상생 방안을 내놓았지만 국민 공감을 얻을지는 의문이다.
플랫폼의 가장 큰 위험성은 검색 알고리즘 조작이다. 특정 제품이 눈에 띄도록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쿠팡 등은 자기 브랜드나 자사 오픈마켓 입점업체 제품이 잘 보이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한 혐의로 과징금 처분을 받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소비자의 눈을 현혹해 이익을 챙긴 것인데 소비자 기만에 가깝다. 플랫폼 경영진은 국감장에서 상생을 얘기하면서도 알고리즘 문제는 외면했다. 이런 왜곡을 중단하지 않고는 갑질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플랫폼이 막 성장할 당시 국민의 환호를 받았다. 무료로 문자 대화를 하고, 배달과 검색이 편리해지고, 좋은 상품을 쉽게 찾도록 혁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새 플랫폼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중소상인 약탈 업종으로 취급받고 있다. 독점 이익에 취해 혁신에 소홀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플랫폼들은 “사랑받던 때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해외 비중을 늘려 국내 독점 이익을 챙기는 방식에서 벗어나겠다고 했다. 약속을 지킬지 여부를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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