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 20% 아래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자영업자 비중은 19.9%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낮았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자영업자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게 사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여섯 번째로 높다. 문제는 최근의 자영업자 비중 하락이 자연스러운 산업구조 개편에 의한 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으로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면서 발생했고 가속도까지 붙었다는 점이다.
코로나 4차 대유행 이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계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뚝 떨어지고 빚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직원을 해고하고 혼자 일하거나, 직장을 잃은 뒤 1인 창업한 사람이 많아졌다. 그런데도 자영업자 비중이 줄어든다는 건 더 버틸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닫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설문조사에선 자영업자의 40%가 폐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가 방역조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상해 주기로 했지만 코로나발(發) 자영업 구조조정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긴 어려울 것이다. 지금 정부가 역점을 둘 부분은 생계수단을 잃는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재취업 의지가 있어도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 일자리를 못 찾는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은데 중소기업 등에선 인력이 부족해 공장을 멈추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이 전직(轉職)을 통해 새 일터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고 일자리 알선을 강화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