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구 대비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그제 오후 2시 기준으로 70%를 넘겼다. 2월 26일 요양병원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8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접종 완료율 70%는 정부가 방역 체계를 단계적인 일상회복으로 전환하는 ‘위드 코로나’의 시행 전제 조건으로 내건 수치였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방역 과제를 안착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접종률 70% 달성은 우리보다 3개월가량 앞서 지난해 12월 백신 접종에 들어간 영국 미국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등도 여태껏 이루지 못한 수치다. 미국은 56% 정도에 머물고 있고, 영국 독일 등도 65% 내외에 그치고 있다. 우리가 접종률을 역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백신 접종 외에는 이번 위기를 넘기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접종에 적극 참여한 현명한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우수한 의료 인프라와 보건의료 인력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이르면 내달 초부터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체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확진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치명률을 줄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방역 정책의 중심이 바뀌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격리치료 체계뿐 아니라 무증상·경증 확진자의 재택치료 체계를 빈틈없이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코로나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3271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1000명대로 줄어들었지만 위드 코로나로 방역 조치가 느슨해지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대비해 재택치료 대상자를 관리하는 의료기관을 충분히 확충하고, 이송 체계도 빈틈없이 정비해야 할 것이다. 또 위드 코로나가 되더라도 실내에선 마스크를 착용해야 되는 만큼 국민들도 성급하게 ‘코로나 전 일상’으로 돌아가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위드 코로나는 가야 할 길이고, 이제 우리는 그 문 앞에 섰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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