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성장에 직결되는 고객경험 관리 전략[Monday HBR/루크 윌리엄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5일 03시 00분


기업이 제공하는 고객 경험은 매끄러운(frictionless) 경험과 기억에 남는(memorable) 경험이 서로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경합과 같다. 월마트, 맥도널드, 집카는 매끄러운 경험에 주력하는 브랜드이고 노드스트롬 , 트레이더 조, 리츠칼턴은 기억에 남는 경험에 주력하는 브랜드다. 특기할 만한 점은 기업이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이 두 경험 모두를 추구하면 특정 시점에서 얻는 이득은 0, 즉 제로섬이 된다는 것이다. 즉, 매끄러운 경험과 기억에 남는 경험 중 한 가지에 집중해야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다.

흔히 매끄러운 경험과 기억에 남는 경험 전략이 동등하게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고 여기지만 사실은 매끄러운 경험을 선사하는 기업이 더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기억에 남는 경험에 주력하는 기업이 기존 전략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가 기존 전략과 포지셔닝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기업은 브랜드의 근본적 특성에 따라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행동 방침을 짜야 한다. 모든 브랜드는 소비자 경험이 인식되는 방식(매끄러운 경험, 기억에 남는 경험)과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높음, 낮음)에 따라 다음의 네 가지 카테고리 중 하나로 분류될 수 있다.

먼저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중 시장 브랜드’는 최대한 매끄러운 경험을 추구해야 한다. 우버, 맥도널드, 아마존처럼 다수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들은 이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 실습, 공급망, 자동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 투자한다. 가격이나 상품 구색, 상품의 가용성 등이 대중 시장 브랜드들의 경쟁 대상이다.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브랜드의 성장은 소비자의 빈번한 사용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빈번한 사용은 소비자가 해당 환경에 재빨리 익숙해지도록 하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경험이 오래 가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와와, 라이언에어, 두잇베스트 같은 ‘편의성 브랜드’들의 경쟁 관건은 소비자가 자신의 니즈를 얼마나 편리하게 충족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대중 시장 브랜드와 달리 이들엔 서비스 환경의 확대를 막는 장애물, 즉 지역적 측면이나 시장 규모 차원의 제약이 존재한다. 편의성 브랜드는 매끄러우면서도 기억에 남는, 그러니까 좀 더 균형 잡힌 고객 경험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질 것이다. 하지만 고객의 지갑을 여는 것은 결국 브랜드의 매끄러운 경험에 대한 측면이다.

그레인저, 웨그먼스, 포터리반 같은 ‘부티크 브랜드’들은 기억에 남는 경험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 일류 레스토랑에서의 저녁식사 예약이나 유명 공연의 티켓 확보같이 특정 유형의 매끄럽지 않은 경험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는 오히려 브랜드 경험의 인상과 가치를 향상시켜 준다. 따라서 부티크 브랜드들은 고객 경험에서 발생하는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더라도 고객의 몰입을 더 용이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디즈니 리조트나 레고, 이케아는 기업이 기억에 남는 경험 추구에 집중하는 것이 기업 성장을 제약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힘을 거스르는 ‘중력을 거스르는 브랜드’다. 드물기는 하지만 이 같은 기업은 분명히 존재하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곤 한다. 이들 기업은 독자적인 운영 방식과 감성적 반향을 통해 명성을 구축하고 고객을 끌어당긴다. 기억에 남는 고객 경험은 대체로 고품질 경험, 물리적 경험 향상에 대한 투자로 실현된다.

기업의 차별화와 이윤 창출 기회는 이처럼 다양하다. 브랜드가 다르면 경쟁 방식도 달라지므로 고객 경험 구축 전략에 대한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어떤 접근을 택하든 고객 경험을 관리한다는 것은 기업 성장을 위해 고객을 관리한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한국어판 홈페이지에 게재된 디지털 아티클 ‘브랜드에 맞는 올바른 고객 경험이란?’을 요약한 것입니다.

#기업성장#고객경험#매끄러운 경험#기억에 남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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