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수처는 수사 기본 지키고, 손준성은 조사 제대로 받으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8일 00시 00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손준성 검사가 26일 오전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손준성 검사가 26일 오전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그제 기각됐다. 앞서 체포영장도 기각됐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1호, 구속영장 1호가 연달아 기각되면서 공수처 수사 역량이 이 정도인가 하는 의문까지 든다.

손 검사가 약속된 소환 조사 일정을 미루는 등 비협조적이어서 강제 수사가 불가피했다는 게 공수처 설명이나, 체포영장이 기각되자 피의자 조사도 없이 사흘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자체가 전례를 찾기 힘든 무리수였다. 영장심사 전날 오후에야 영장 청구 사실을 손 검사 측에 통보했다고 한다. 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문제의 고발장 작성자를 ‘성명 불상’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수사에 진척도 없었다. 그런데도 ‘조사 불응’을 이유로 인신(人身)부터 확보하자는 발상을 한 것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기본도 지키지 않느냐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공수처의 잇단 헛발질로 수사 동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의혹의 실체가 흐지부지돼선 안 된다. 지난달 초 고발 사주 의혹이 처음 불거진 이후 50일이 넘었다. 공수처로 수사 주체가 단일화됐지만 ‘손준성 보냄’ 표시로 고발장 작성 의심을 받는 손 검사와 고발장을 제보자 조성은 씨에게 전달한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 대한 직접 조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공수처는 당초 ‘14일 또는 15일 출석 조사’ 일정을 전달했으나 손 검사는 “변호인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미루다 ‘22일 출석’ 의사를 밝혔다. 그랬다가 다시 ‘11월 2일 또는 4일 이후’로 미뤄 달라고 한 것이다.

조 씨와 김 의원의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돼 의혹은 더 커진 상황이다. 김 의원은 조 씨에게 “대검이 억지로 받은 것처럼 하라”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서 보내겠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돼 있다. 해명이 오락가락했던 김 의원 역시 국정감사 일정을 이유로 출석 조사를 미뤄왔다. 검사나 국회의원이 아닌 일반인이라면 이런 식으로 뻗댈 수 있겠나. 손 검사는 영장심사 등에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래놓고 앞으로도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면 뭔가 말 못 할 사정이 있다는 의심만 살 수밖에 없다. 김 의원도 즉각 조사에 응할 때가 됐다.
#공수처#수사 기본#손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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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1-10-28 07:14:10

    고발사주는 유승민놈과 박지원놈의 합작품이다! 박지원과 유승민은 박 대통령 탄핵때부터 아삼육이었다! 유승민의 똘마니가 김웅과 이준석이다! 박지원의 똘마니 짓거리를 한 년놈은 조성은과 이진동이고, 홍준표는 이 사건때문에 지놈의 인기가 올라가니까 윤석열까는데 편승했다!

  • 2021-10-28 07:13:46

    조성은이 SBS에서 ‘9월 2일은 우리 원장님(박지원)이 원했던 날짜 아니다’고 말함으로써, 박지원이 윤석열 후보를 죽이려고 공작한 정치탄압사건임이 드러났다! 박지원(총책), 조성은(행동책), 이진동(행동책), 김오수(정권하수인), 김진욱(정권하수인), 최종은 문재인!

  • 2021-10-28 08:17:11

    수학도 그렇고 문제 해결은 가장 분명한 조건에서 시작하는게 상식이다. 검찰의 감찰에서도 누군지 밝히지 못했고 공수처도 성명 불상자라 해놓고는 어째서 손검사를 먼저 소환하는가? 분명한 녹취가 있는 김웅을 조사하면서, 병행해 조성은에 근거해 박지원을 소환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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