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운명의 한 주에 돌입했다. 오늘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를 시작으로 국민 여론조사 등을 거쳐 5일 대선 후보가 탄생한다. 막판 진흙탕 싸움은 역대급으로 치닫고 있다. 당협위원장 줄 세우기 논란에 이어 당 조직 동원, 공천 협박 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홍준표 의원 측은 어제 “(윤석열 캠프의) 박성민 의원이 ‘구태 조직 동원’ 선거운동을 지시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울산시당위원장인 박 의원이 울산지역 각 당협위원회에 사람들을 모아 1인당 500명씩 문자를 돌리게 하고 발송 여부를 확인하게 했다는 것이다. 앞서 윤 전 검찰총장 측은 “홍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협박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당협위원장이 경선운동을 방해하는 사례가 있다며 “나중에 지방선거 공천권을 주지 않겠다. 전국 당협을 손바닥에 다 보고 있다”고 했었다.
서울대 동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한 누리꾼이 “당협위원장인 아버지에게 매일 전화해 윤석열 경선 지지율이 낮게 나온 지역은 (다음 선거에서) 공천받기 힘들다고 협박했다”며 윤 캠프의 중진 의원 2명의 실명을 공개했다가 삭제하는 일도 있었다. 홍 의원은 “사실이면 정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했고, 윤 전 총장 측은 “터무니없는 네거티브”라며 “명예훼손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공천 협박이나 줄 세우기 공방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후진적인 모습이다. 이준석 대표는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에게 주는 게 정치개혁”이라고 일침을 놨을 정도다. 상향식 공천은 정당 민주주의 기본이자 선진 정치가 지향해야 할 시대적 흐름이다.
후보자들의 진흙탕 싸움 속에 지지자들의 감정도 격화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측에서는 유 전 의원 지지자가 윤 전 총장 지지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품위와 절제”를 호소했지만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서로 “오만하고 막말하는 독고다이” “의혹의 시한폭탄 주렁주렁 단 후보”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그저 높은 정권심판 여론만 믿고 무조건 후보만 되면 정권교체는 따 놓은 당상쯤으로 착각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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