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코로나19 방역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체계로 전환된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지 651일 만에 새로운 일상을 맞게 됐다. 유흥시설을 제외한 식당 카페 영화관은 24시간 영업이 가능하고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일 수 있다. 백신을 2차까지 맞은 사람은 야구장 헬스장 노래방을 자유롭게 이용해도 된다.
하지만 새로운 일상으로 내딛는 첫발은 불안하기만 하다. 감염 규모가 다시 커지기 시작해 나흘 연속으로 하루 2000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다. 지난 주말 서울 강남과 부산 서면 등 전국 번화가에서는 핼러윈데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방역수칙도 무시한 채 자정까지 몰려다녔다. 이대로 가다간 의료 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환자가 늘어 사적 모임과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다시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어제 0시 현재 백신 1차 접종률은 80.1%, 접종 완료율은 75.3%다. 접종 순위가 늦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1000만 명의 미접종자가 남아 있다. 오늘부터는 12∼15세 대상의 예방 접종이 시작된다. 젊은층일수록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접종 예약률이 낮은 경향이 있다. 수능이 끝나고 22일부터는 전면 등교가 예정돼 있어 그만큼 감염의 우려도 커지게 된다. 정부는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이상 반응 인정 범위를 확대해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백신을 가장 먼저 맞는 바람에 효과가 일찍 떨어진 고령층과 의료기관 종사자들 사이에서 돌파 감염이 급증하는 만큼 이들의 추가접종(부스터샷)도 서둘러야 한다.
높은 백신 접종률만 믿고 성급하게 방역 규제를 완화했던 영국 독일 등 유럽의 여러 나라에선 하루 수만 명의 환자들이 나오고 있다. 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처럼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규제를 남겨둔 나라의 확산세는 완만하다.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커지는 겨울이 오고 있다. 백신이 1차 방어선이라면 마스크 쓰기는 최후방 수비수다. 기본 방역수칙을 끝까지 준수해 바이러스에 방어막이 뚫려 2년 가까이 공들여 쌓아온 방역탑이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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