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로 불거진 원자재 대란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마그네슘, 실리콘 등 필수 원자재 값이 치솟으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요소 한 품목 부족으로 일상이 멈춰 설 위기다. 수입품목 셋 중 하나는 특정 국가 의존도가 80%를 넘어 공급 차질 때 대응이 어렵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제2의 요소수’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요소 소비량의 98%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요수 수출을 규제하자 화물차, 버스, 건설장비가 멈추고 요소비료를 쓰는 농업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특정 국가에 80% 이상을 의존하는 품목이 3900개를 넘는다. 여기에는 자동차, 정보기술(IT) 등 핵심 산업의 소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제조업 전반이 소재 공급 중단의 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이 요소와 염화칼륨 등 29개 폼목에 대한 수출 제한을 발표한 것은 약 한 달 전이었다. 이를 알고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뒤늦게 ‘요소수 대응 TF’를 가동하고 나섰지만, 중국에 읍소하는 것 외에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급망 불안은 국가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무기로 유럽을 압박하고, 중국과 호주의 석탄 무역 갈등은 글로벌 에너지난을 초래했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반발하는 국가들이 언제든지 수출 원자재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희토류 등 과거 자원 전쟁의 대상이 된 품목만 중점 관리해왔다. 하지만 주요 원자재 대부분이 공급망 위기에 놓였다는 게 요소수 대란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기업과 함께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필수 품목은 최소한의 자체 생산능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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