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구름 끝을 사이에 둔 이를 그리는 밤. 귀뚜라미 울음, 차디찬 무서리, 가물거리는 등잔불과 밝은 달까지 하나하나에 그저 긴 한숨만 쏟아진다. 광활한 하늘과 강에 막히고, 변방의 험준한 산에 막혀 꿈에서라도 못 만나는 안타까움으로 끝내 애간장이 녹아내린다. 노래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평생 음주와 유람을 즐기며 자유분방하게 살았던 이백의 이미지에, 이 섬세하고 애틋한 정서를 연결하기란 아무래도 낯설다. 그래서 국경지대로 출정 나간 남편을 연모하는 아내의 처지에 시인이 감정이입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가 하면 ‘꽃 같은 미인을 하염없이 그리는’ 마음은 현종의 총애를 받다 조정에서 밀려난 이백의 심정이 투영된 거라 보기도 한다.
형식이 자유롭고 구어체로 소박미를 풍기는 이 시는 5·7언으로 정형화된 당시 분위기와는 다르다. 문인시가 성숙하기 이전인 한대 이후 민가의 모습이 바로 이랬는데, 호탕한 이백으로선 민가풍 소탈함이 구미에 맞았을 것이다. 그럴싸한 시제 대신 첫 구절을 제목으로 삼는 것 역시 민가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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