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등 막말 전력으로 논란을 산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사퇴했다. 선대위 공식 출범과 함께 임명된 지 사흘 만이다.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딸 특혜 채용 문제로 하차한 김성태 전 의원, 독재 옹호와 여성 비하 발언 논란으로 내정 발표 7시간 만에 취소된 피부과 의사 함익병 씨에 이은 세 번째 선대위 인사의 낙마다. 국민의힘은 ‘검증의 실패’라고 인정하며 검증 절차 재정비를 다짐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 선대위의 잇단 인사 실패를 단순히 검증 소홀에 따른 실수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선대위 인선은 후보와 당의 정책과 노선을 대변할 인물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공약과 다름없다. 그런데도 아무런 검증 없이 말 잘하는 청년이나 유명인을 내세웠다가 논란이 일자 없던 일로 했다. 이런 인사 실패는 윤 후보와 선대위 지도부의 안이한 인식과 태도가 낳은 참사일 것이다. 윤 후보는 인사 논란에 여론 동향만 살폈고, 선대위 관계자들은 윤 후보의 눈치만 봤다.
노 씨가 사퇴하기까지 과정만 봐도 그렇다. 노 씨가 5·18 막말 외에도 “김구는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 죽인 인간” “반일(反日)은 정신병” 같은 극우적 언사가 줄줄이 드러났지만 선대위 차원의 조치는 계속 미뤄졌다. 그 과정에서 노 씨를 영입한 당직자는 “젊은 시절에 이런저런 실수를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감싸기까지 했다. 이러니 윤 후보 주변엔 자기 사람을 꽂아 넣거나 반짝 아이디어를 팔려는 이들로 넘친다는 얘기도 나오는 것이다.
선대위는 인선부터 조직, 전략까지 후보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끌고 가야 한다. 윤 후보가 당권파의 자리 차지에 대해 “과거 (논란의) 사건이 오래돼 기억을 못 했다”고 하고, 영입 인사의 막말 논란을 두고도 옳고 그름의 분명한 판단을 미룬 것은 ‘정치 초보’로서의 미숙함이나 자신감 부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 인사 문제를 비롯한 분명한 철학과 소신을 갖고 선대위를 이끌어야 한다. 그 어떤 킹메이커도 윤 후보를 대신해 책임져 주지 않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