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밝혔다. 성공회대 교수 출신인 조 교육감은 어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대학에 돌아가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3선에 도전할 뜻을 드러냈다.
채용비리 혐의로 감사원으로부터 고발당한 조 교육감이 올 5월 공수처의 1호 수사 대상이 될 때만 해도 그의 3선 도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전교조 출신 4명을 포함한 해직교사 5명을 특혜 채용한 조 교육감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한 지 이틀 뒤 “이번 사건이 없었다면 오히려 대학으로 돌아갔을 것”이라며 거꾸로 출마 강행 의지를 밝힌 것이다.
서울의 교육과 학예를 관장하는 수장으로서 높은 도덕성을 유지해야 하는 인사가 공정의 가치를 훼손한 비리 혐의를 받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다. 더구나 학령인구 감소로 임용난이 심화하면서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수년을 기다려야 겨우 교사 자리가 나는 상황이다. 자격을 갖추고도 기회를 얻지 못한 예비 교사들에게 조 교육감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향후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그로 인한 혼란과 피해는 고스란히 학교 현장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조 교육감은 재임 기간에 자율형사립고 8곳을 무리하게 지정 취소했다가 소송에서 8곳 모두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 그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서울형 혁신학교는 학력 저하 우려로 혁신학교 전환을 꺼리는 학부모들과 줄곧 충돌을 빚어왔다. 교육 성과도 변변찮은 데다 비리 혐의로 기소까지 당한 이가 결백을 주장하며 3선의 오기를 부리는 건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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