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입니다. 여느 때 같으면 가족 친구들이 모인 흥겨운 분위기겠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미국인들의 ‘코로나 연말’ 표정을 들여다봤습니다.
△“We‘re all making a Sophie’s choice in this moment.”
고향 방문을 위해 인디애나폴리스 공항에서 대기 중인 멀리사 씨는 “지금 이 순간 모두가 소피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고향 부모님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비행기에 오르는 것을 주저합니다. 하지만 확실치 않은 전염 가능성 때문에 방문을 포기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 타당한 두 가지 옵션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이라고 합니다.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로 잘 알려졌지만 원래 윌리엄 스타이런이라는 미국 퓰리처상 수상 작가의 소설입니다. 워낙 유명한 소설과 영화 제목이어서 미국인들의 일반 대화에 “소피의 선택”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The pace at which it took over is so startling. It feels like it happened overnight.”
뉴욕 주민 젱킨스 씨는 부스터샷까지 접종 완료했지만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돌파감염 케이스입니다. 지난해 봄 1차 코로나19 사태 때 최대 확산지였던 뉴욕에 사는 그는 지금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합니다. “전파 속도가 놀랍다. 마치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일인 듯하다”고 합니다. ‘속도’는 영어로 ‘스피드(speed)’와 ‘페이스(pace)’가 있습니다. ‘speed’는 일정 시간 동안 간 ‘거리’이고, ‘pace’는 일정 거리를 가는 데 걸린 ‘시간’을 말합니다. 여기서는 오미크론 변이 전파가 순식간에 벌어졌다는 시간의 개념이므로 ‘페이스’가 맞죠.
△“There is no challenge too big for America. I mean this from the bottom of my heart, no challenge.”
조 바이든 대통령은 뒤숭숭한 연말 분위기 속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습니다. 우려했던 봉쇄령은 없었지만 “백신” “마스크”를 수십 번 언급하며 방역수칙을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은 피곤한 국민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로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미국에게 너무 큰(극복하기 힘든) 도전이란 없습니다. 진심으로 말하건대 그런 도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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