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학생들의 학력이 코로나 이전부터 하락세였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5세 학생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가운데 국내 학생들의 2009년과 2018년 평가자료를 비교한 결과 읽기영역 성적(539.29점→515.72점)이 9년 새 23.57점이나 떨어졌고, 수학과 과학도 18.68점과 17.59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하위 10%인 학생들의 하락 폭은 상위 10%보다 훨씬 커 가정형편에 따른 학력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학력저하 문제는 코로나로 부실한 원격수업이 이어지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12월 코로나 이후 중학생의 수학 학력격차가 2배 넘게 벌어졌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교육부가 2020년 말 중3과 고2의 3%를 표집해 실시한 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국어 영어 수학 전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교사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최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격수업 시행 후 중위권 학생의 실력이 떨어졌다고 응답한 교사는 60.9%, 하위권은 77.8%나 됐다.
학력은 한번 뒤지기 시작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따라잡기 어렵다. 그럼에도 정보원의 설문조사에서 원격수업 기간 중 학교 차원에서 대면 보충지도를 했다는 응답자는 12.8%에 불과했다니 그 무책임이 놀랍다. 무엇보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교육 소외계층부터 학습 결손을 서둘러 메워줘야 한다. 코로나 이전에도 학력저하가 심각했다는 분석 결과는 공교육이 기초학력 관리에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중고교 학업성취도평가를 정례화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 학습 지원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학력 관리가 부실한 학교는 학부모가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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