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물류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5일 오후 11시 40분경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 3명이 순직하고 2명이 다쳤다. 소방관 3명 이상이 한꺼번에 희생된 것은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 현장에서 건물이 무너져 6명이 순직한 이후 약 2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화재 사고가 발생한 공사 현장에서는 2020년 12월 추락 사고가 발생했었다. 당시 5층 높이에서 철근조립 작업을 하던 노동자 5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정부의 특별감독을 받던 곳인데 이번엔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화재 당시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타설과 미장을 위한 야간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정부의 안전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화재가 발생한 창고는 이커머스 업체 마켓컬리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하기로 예정한 곳이다.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대도시 인근에 물류센터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물류센터는 화재에 취약하다.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어서 불에 약한 소재로 주로 지어진다. 주거용 시설에 반드시 갖춰야 하는 방화벽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화재 시 소방에도 취약하다.
대형 물류창고 화재는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 쉽다. 2020년 4월에는 경기 이천시 모가면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같은 해 7월 경기 용인시 처인구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는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지난해 6월 발생한 이커머스 업체 쿠팡의 이천시 덕평물류센터 화재나 이번 화재에서 노동자들의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러나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소방관 1명이 희생됐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화재에서도 큰불이 잡힌 뒤 소방관들이 내부로 진입했다가 다시 불이 확산돼 사고를 당했다. 판박이 사고가 반년 만에 되풀이된 것은 소방 지휘에도 결함이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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