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자리 창출” “집값 안정” 빈 구호뿐이었던 대선 TV토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4일 00시 00분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참여한 첫 TV토론이 20대 대선을 34일 앞둔 어제 열렸다. 일자리와 성장, 부동산 문제 등 경제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각 후보들은 자신들의 철학, 공약들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채 말꼬투리 잡기식 질의, 응답을 계속해 국민들에게 답답함을 남겼다.

일자리 창출 및 성장전략 등과 관련해 이 후보는 “디지털 전환 135조 원으로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건가”라고 물은 윤 후보 질문에 “전환의 시대에는 대대적 국가 투자를 통한 새 도약의 길로 가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200만 개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구체적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했다. 또 국토보유세 및 보편적 기본소득 공약을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에 찬성한 데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는 지적과 관련해 윤 후보는 “심각한 문제가 있으면 무조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노동이사제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일자리 창출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중이다. 윤 후보는 유럽연합(EU)이 친환경 녹색분류체계인 ‘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시키는 사안에 대한 이 후보의 질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 후보와 심 후보는 각각 초격차 기술과 노동복지를 강조했지만 자신들의 일자리 창출 공약을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심 후보를 제외한 3명의 후보가 공급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11만 채 공급 확대를 약속한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1순위로 추진할 부동산 정책으로 “공급 확대”를 꼽았고, 안 후보는 “임기 내에 자가 보유율을 80%로 높이겠다”고 했다. 250만 채 공급을 공약한 윤 후보는 대출 규제 완화와 임대차 3법 개정을 우선순위에 뒀다. 하지만 공급 방안을 어떻게 추진할지, 막대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는 이날 토론에서도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

차기 정부 5년은 미중 경제패권 전쟁 속에서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판가름 날 골든타임이다. 일자리, 부동산 등 실생활에 직결된 사안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허황한 약속을 내걸었다가 시행착오를 반복할 대선 후보들을 국민이 현명하게 걸러내야 한다.
#대선후보#일자리#부동산#구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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