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安, 尹에 단일화 제안… 다짜고짜 경선방식 신경전부터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4일 00시 00분


20대 대선 후보 등록이 시작된 13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야권 단일화’를 전격 제안하면서 대선판이 본격 요동치기 시작했다. 왼쪽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안 후보의 모습.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 질의에 답하는 윤 후보. 사진공동취재단·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0대 대선 후보 등록이 시작된 13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야권 단일화’를 전격 제안하면서 대선판이 본격 요동치기 시작했다. 왼쪽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안 후보의 모습.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 질의에 답하는 윤 후보. 사진공동취재단·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어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국민 여론조사 방식의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안 후보는 유튜브 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구체제 종식과 국민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을 긍정 평가한다. 여론조사도 고민하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논의에 첫발을 뗀 당일부터 경선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안 후보는 지난해 4·7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과 벌였던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강조했다. 100% 여론조사로 적합도와 경쟁력을 조사해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역행할 위험이 있다”고 반대했다. 윤 후보도 여론조사에 부정적이라고 한다. 여권 지지층의 역(逆)선택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여론조사 대신 정치적 담판을 선호하고 있다. 경선 룰을 둘러싼 기 싸움이 쉽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야권후보 단일화는 ‘1+1=2’처럼 단순한 산술적 영역이 아니다. 단일화 논의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 역풍을 맞는다. 1997년 김대중-김종필(DJP) 단일화나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성공한 사례라면 2012년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는 실패한 사례다.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 재창출보다 높다고 해도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다. 정권교체엔 동의하지만 윤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중도층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설 연휴를 지나면서 안 후보 지지율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윤, 안 후보 측이 더 열린 자세로 단일화 협상에 임해야 하는 이유다.

단일화 논의는 정권교체의 마중물일 뿐이다. 진정한 정권교체라면 새로운 정치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윤, 안 후보는 함께 할 국정운영의 비전·정책부터 가다듬어야 한다. 새 정부의 큰 그림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높여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경선 룰을 놓고 서로 압박하는 치킨게임만 계속한다면 제 잇속만 챙기려는 구태 정치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안철수#윤석열#단일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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