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뛰게 하라[내가 만난 名문장/이소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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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피톨로지 대표
이소영 피톨로지 대표
“사고(思考)는 내면화된 운동이다.”

―로돌프 이나스 ‘꿈꾸는 기계의 진화’ 중


우리는 동물이다. 이 말은 곧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몸을 움직여서 구해야 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인간은 먹고, 위험을 극복하고, 짝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움직여야 했다. 이런 움직임을 관장하기 위해 뇌가 탄생했다. 움직임에는 정교한 통제 과정이 필요하다. 생존에 필요한 목표를 설정하고 다음 행동을 계획한 뒤 그 행동에 대한 손익까지 계산해 움직일 시점을 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뇌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분석하고 예측하면서 거대한 ‘생각 기계’로 진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뇌 기능을 탁월하게 활용하게 된 인간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도 생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게 됐다. 더 이상 먹이를 구하러 사냥에 나서거나, 짝을 구하기 위해 먼 길을 방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몸이 편해졌다고 우리의 삶이 그만큼 편안해진 것은 아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가정하고, 계획하고,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 움직여야만 살 수 있는 존재로 태어나, 움직이지 않고 살아가면서,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해 설계된 뇌의 과도한 부산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고민과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해야 하나. 일단 더 움직여 보시라. 꾸준히 운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하루 24시간 중 고작 한두 시간일 뿐이다. 그러니 집 주변의 계단을 오르든 회사 건물의 산책로를 걷든, 어떤 방식으로든 항시 움직여야 한다. 우리는 우리 몸이 설계된 방식보다 형편없이 적게 움직이는 삶을 살고 있다. 아무리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내면화된 운동을 수행한다고 해도, 직접 움직이지 않는 한 뇌는 정체되고 부산물은 더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가 더 움직인다면, 뇌도 움직임 통제라는 원래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다시 ‘건강히’ 움직일 것이다.

#움직임#관장#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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