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이 단일화 논의 결렬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윤 후보 측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한 노력이라면 뭐든지 할 것” “변화 가능성은 살아 있다” 등 불씨를 살리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준석 대표는 “정권교체 놓고 장사 그만하라”고 날을 세웠다. 안 후보 측에선 “이 대표의 조롱과 협박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단일화 꼬리표를 붙여놓고 선거 끝날 때까지 사골곰탕처럼 우려먹겠다는 생각이다” 등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어제도 페이스북을 통해 “날은 춥지만, 봄이 머지않았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선 일정을 다시 시작한다”고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혔다. 단일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민주당은 조심스레 안 후보를 향한 연대의 손짓을 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는 ‘통합 정부’를 다시 띄우며 안 후보가 주장해 온 정치개혁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하고 나섰다.
단일화는 성사되든 무산되든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일 뿐 아니라 많은 유권자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핵심 당사자인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에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딱 한마디 한 뒤론 별다른 의견을 내놓은 적이 없다. 그렇다고 후보들 간에 공개하기 힘든 ‘깊은 대화’가 오간 것도 아닌 듯하다. 안 후보의 철회 선언 이후에도 입을 다물고 있다. 이런 묵묵부답이 안 후보에 대한 무시로 비친 측면도 있다.
윤 후보 측 인사들이 “대여섯 개의 채널이 가동되고 있었다” “초안들도 주고받았다”는 말을 내놓고 있지만 진실 공방, 책임 공방으로 혼선만 줄 뿐이다. 안 후보가 공식 제안, 혹은 철회를 했으면 윤 후보도 그에 상응하는 답변을 내놓는 게 맞다. 윤 후보가 단일화 없이도 독자 승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건지는 알 수 없다. 다만 2주일 남짓 남은 대선 기간 내내 단일화에 대한 ‘모호함’을 이어가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단일화에 대한 진심이 무엇인지, 어떤 단일화를 원하는지, 필요 없다는 건지 이제라도 직접 생각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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