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호감 대선’ 피로감 키우는 尹·安 단일화 막장 폭로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5일 00시 00분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 뉴스1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 뉴스1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이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그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안 후보 사퇴를 전제로 합당과 함께 서울 종로 보궐선거 공천 등을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에 ‘안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는 제안을 해온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마침내 막장 폭로전으로까지 비화한 것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뉴스1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이후 국민의힘에서는 주로 이 대표가 거친 공세에 앞장섰다. 이 대표는 안 후보 측 논평에 대해서 “막말 쩌네요”라고 응수하거나 안 후보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안 후보 측은 “이 대표는 배설로 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되받았다. 단일화 결렬을 놓고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일 수는 있지만 상대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다. 오죽하면 국민의힘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이 대표를 향해 “사감은 뒤로하고 정권교체 대의를 앞세워야 한다”고 지적했겠는가.

안 그래도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한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선거 유세 때마다 “바보” “멍청한 짓” “겁대가리 없이”라는 등 인신 공격성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보기도 민망한 수준의 저급한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단일화 결렬을 놓고 조롱과 겁박이 난무하고 있으니 대선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피로감만 커지는 것 아닌가.

단일화는 12일 남은 대선에서 중요한 막판 변수임을 부인할 수 없다. 안 후보는 단일화 없이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했지만 윤 후보 측은 “마지막까지 단일화 노력을 할 것”이라고 한다. 단일화 여부는 결국 두 후보가 결단할 문제다. 대리인들에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윤, 안 후보가 직접 나서서 매듭을 지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저급한 감정싸움이 계속된다면 단일화가 되든 안 되든 양측 모두에 부메랑이 될 것이다.
#윤석열#안철수#단일화 결렬#막장 폭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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