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실시되는 대선 본투표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가 오후 6시∼7시 30분 일반 기표소에서 투표하고 투표용지를 직접 투표함에 넣도록 했다. 5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는 확진자가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한 뒤 투표용지를 투표사무원이 택배상자 등에 받아서 대신 투표함에 넣도록 했다. 이에 대해 투표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직접·비밀 선거 원칙 훼손’이라는 비판까지 나오자 뒤늦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본투표에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당일 투표용지는 발부됐지만 실제 투표는 하지 않고 귀가한 확진자들에게 투표권을 인정할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확인이 된다면 깊이 검토해 처리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투표를 불과 이틀 앞두고 있는 시점인데도 확실한 방침을 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어정쩡한 상태에서 이들이 투표소를 찾아와 투표를 하겠다고 주장할 경우 현장에서 갈등과 혼선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참정권 훼손이라는 지적에 대해 선관위는 뭐라고 답을 할 것인가.
본투표에서 확진자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질 우려도 있다. 코로나 환자는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주말이나 주초보다 주중인 수요일에는 폭증하는 경향이 있다. 본투표가 실시되는 수요일에 투표하는 확진자가 대거 늘어나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이들의 병세가 악화되거나 투표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확진자 본투표에서도 문제가 생기고 근소한 차로 대선의 승패가 갈린다면 이로 인한 파장은 작지 않을 것이다. 선거 불복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선관위는 본투표에서는 “(확진자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사전투표 당시에도 선관위가 예상했던 인원보다 훨씬 많은 확진자들이 투표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선관위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해 확진자 투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논란의 불씨를 키워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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