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 두려웠던 기억[내 생각은/옥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6일 03시 00분


강원도 지역 산불이 이제야 진화됐다. 하지만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지금도 헬기 소리만 나면 가슴이 쿵쾅거린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직접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시내를 뒤덮었던 연기로 베란다에는 그을린 듯한 냄새가 배었다. 간혹 인근에서 산불이 나도 동해 시내까지 불이 들어온 적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강풍이 불면 불이 스스로 점프를 하는 것 같았다. 도깨비불처럼 불덩이가 해안 강풍을 타고 날아와 등대마을로 떨어져 묵호시내부터 번지기 시작하면서 동해시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어떤 지인은 불이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며칠 뒤 산불은 방향을 틀어 내륙으로 향했지만 인근 지역의 피해는 커져만 갔다. 산불이 물러간 지 수일이 지난 후에야 창문을 열수 있었다. 바닥을 닦아보니 하얀 재와 시커먼 먼지가 묻어나온다. 정부가 산불의 재발 방지를 위해 역할을 다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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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산불#두려웠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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