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오늘 0시 기준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세계에서 11번째로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하는 국가가 된 것이다. 지난달 6일 누적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지 불과 45일 만에 900만 명이 더 늘어났다. 지난해 말 국내에 상륙한 오미크론이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코로나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당장 먹는 치료제의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7만여 명분밖에 남지 않았다. 최근 하루 평균 5000여 명이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주 치에 불과하다. 조만간 머크의 먹는 치료제를 도입하더라도 일선 약국에 배분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먹는 치료제를 제때 충분히 처방하지 못하면 위중증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 의료체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다시 ‘병실 대란’이 벌어질 우려가 크다.
코로나 사망자가 늘면서 화장시설 부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22일 0시 기준 코로나 일일 사망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384명이었고, 최근 1주일 동안 2000명 가까운 환자가 목숨을 잃었다. 화장장과 안치시설이 부족해 일부 유족은 어쩔 수 없이 7일장까지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화장장의 화장로 가동 횟수를 늘리기로 했지만 사망자가 더 늘어나면 감당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내에서는 코로나 확진 증가세의 정점을 지나고 있는지를 놓고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파력이 오미크론보다 30% 더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이 퍼지고 있는 데다 완화된 방역조치의 영향으로 정점이 길어질 수 있다. 정점이 지난 뒤에도 1∼2주 동안은 위중증 환자·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방역에 손을 놓은 채 정점이 지나기만을 기다릴 때가 아니다. 팍스로비드 추가 도입을 서두르는 등 최악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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