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의힘 원내대표 권성동… ‘脫 윤핵관’이 성패의 관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9일 00시 00분


8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권성동 의원이 꽃다발을 들고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8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권성동 의원이 꽃다발을 들고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정부의 집권여당이 될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4선의 권성동 의원이 선출됐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맏형 격으로 여겨지는 권 원내대표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3선의 조해진 의원을 81 대 21의 큰 표차로 제치고 ‘집권 1년’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국민의힘 의석은 110석에 불과하다. 향후 172석 거야(巨野)를 상대해 가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 원활한 당정 관계를 수립하고 대야 협상에도 힘 있게 나서려면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 원내 지휘를 맡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권 원내대표가 윤 당선인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당정 간 가교 역할을 잘해낼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윤석열 정부가 잘못할 경우 쓴소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대통령의 뜻을 살피는 데 급급하거나 당을 청와대에 예속시키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대통령실과 늘 적절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게 궁극적으로 윤 정부의 성공을 돕고 국민의힘도 사는 길이다. 권 원내대표 스스로 ‘탈(脫)윤핵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6월 지방선거도 임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과 장관 인사청문회 등 녹록지 않은 과제가 쌓여 있다. 민주당의 국정 협조를 얻어내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삐걱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인수위가 정부조직 개편을 서두르지 않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다. 시급한 국정 현안을 잘 추려내 민주당과의 협치에 나서야 한다.

국민의힘 쇄신도 큰 과제다. 정권교체 여론을 업고 대선에서 이겼지만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 지지가 높은 건 아니다. 여론의 흐름을 면밀히 살피며 민생을 꼼꼼히 챙기는 책임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권 원내대표는 “할 말은 하는 강단으로 대통령과 당이 국민 눈높이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빈말이 돼선 안 된다. 권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국민의힘#원내대표#윤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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