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집권여당이 될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4선의 권성동 의원이 선출됐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맏형 격으로 여겨지는 권 원내대표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3선의 조해진 의원을 81 대 21의 큰 표차로 제치고 ‘집권 1년’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국민의힘 의석은 110석에 불과하다. 향후 172석 거야(巨野)를 상대해 가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 원활한 당정 관계를 수립하고 대야 협상에도 힘 있게 나서려면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 원내 지휘를 맡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권 원내대표가 윤 당선인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당정 간 가교 역할을 잘해낼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윤석열 정부가 잘못할 경우 쓴소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대통령의 뜻을 살피는 데 급급하거나 당을 청와대에 예속시키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대통령실과 늘 적절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게 궁극적으로 윤 정부의 성공을 돕고 국민의힘도 사는 길이다. 권 원내대표 스스로 ‘탈(脫)윤핵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6월 지방선거도 임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과 장관 인사청문회 등 녹록지 않은 과제가 쌓여 있다. 민주당의 국정 협조를 얻어내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삐걱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인수위가 정부조직 개편을 서두르지 않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다. 시급한 국정 현안을 잘 추려내 민주당과의 협치에 나서야 한다.
국민의힘 쇄신도 큰 과제다. 정권교체 여론을 업고 대선에서 이겼지만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 지지가 높은 건 아니다. 여론의 흐름을 면밀히 살피며 민생을 꼼꼼히 챙기는 책임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권 원내대표는 “할 말은 하는 강단으로 대통령과 당이 국민 눈높이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빈말이 돼선 안 된다. 권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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