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정비전·균형감·참신함 안 보이는 마이웨이 組閣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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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추가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은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을 발탁했다. 이로써 18개 부처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됐다.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추가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은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을 발탁했다. 이로써 18개 부처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됐다.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의 1기 내각 인선이 완료됐다. 윤 당선인은 어제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끝으로 국무총리와 18개 부처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번 조각(組閣)은 단지 어떤 인물로 새 정부를 꾸릴지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어떤 비전과 목표를 갖고 국정을 운영할지, 이를 수행할 인재풀은 얼마나 풍성한지를 가늠해볼 시험대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균형감이나 참신함은 보이지 않고 국정의 큰 그림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며 ‘실력주의’를 강조해 왔다. 유능한 분을 찾아 지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역 세대 남녀 등의 균형이 잡힐 것이란 설명이었다. 그러나 얼마나 폭넓게 공직 역량이 검증된 참신한 인재를 구하려 노력했는지 의문이 든다. ‘검찰 핵심 측근’ ‘고교 후배’ ‘40년 지기’ 등을 발탁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좁은 인재풀의 한계를 드러냈다.

실제로 출신 지역과 학교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영남 출신이 7명이다. 서울대가 10명으로 절반을 넘었고 이 중 5명이 법대다. 또 60대 이상이 13명이나 돼 상대적으로 ‘고령 내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사람을 끼워 넣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도외시하는 듯 비친 건 유감이다. 이는 단순한 통계 차원을 넘어 내각의 다양성, 역동성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과 개인적 인연이 있지만 장관직을 수행할 만한 공직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이들도 있다. 내 편 네 편을 넘어 실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겠다고 했지만 포용 인사 사례도 보기 힘들다. 어떤 연유인지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 인사는 내각에 1명도 들어가지 못했다.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갈등 해소에 나섰지만 공동정부 위기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 명 한 명은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췄을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내각의 조화다. 윤 당선인은 책임 총리를 강조했지만 한 후보자의 인사 추천권은 형식적으로만 행사된 듯한 분위기다. ‘한덕수 내각’의 전체 색깔 자체가 모호하고 자칫 총리와 장관이 따로 돌아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제라도 윤 당선인은 어떤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경제 외교 복지 등 국정을 운영할지, 장관들은 어떤 미션을 수행토록 할 것인지를 좀 더 분명히 국민 앞에 밝힐 필요가 있다. 또 차관 등 인사를 통해 장관 인사에서 지적된 균형감과 참신함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번 조각에서 윤 당선인의 마이웨이 인사 스타일만 확인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윤석열 정부#1기 내각 인선 완료#마이웨이 인사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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