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북한산에 올랐다가 들고양이가 다람쥐를 잡아 물고 달아나는 모습을 봤다. 그런 광경은 처음이라 적지 않게 놀랐다. 북한산 백운대에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다람쥐가 많이 보였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만 같지 않다. 거의 매주 주말 백운대에 오르지만 나 같은 경우 지난 1년 동안 다람쥐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반면 예전과 달리 고양이들이 백운대 곳곳에서 몰려다니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수년 전부터 북한산 등에서 고양이 개체수가 늘었다는 언론 기사도 접했다. 요즘 다람쥐들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이 들고양이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기존에 살던 동물의 개체군 감소와 생태계 먹이사슬 교란 등을 우려해 들고양이에 대한 중성화와 먹이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지만 제대로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들고양이의 생명도 존중해야 하지만 무리하게 개체수가 늘어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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