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장애인의 날인 어제 서울 곳곳에서는 장애인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장애인 인권 단체들은 여의도에서 공동으로 집회를 갖고 장애인권리보장법을 포함한 4대 법 제정을 촉구했다.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주도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동권 보장을 위한 삭발식을 갖고 승하차 시위도 재개하기로 했다.
해마다 장애인의 날이면 다양한 집회가 열리지만 올해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데다 내년부터 5년간 시행될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수립하는 해여서 장애인 인권 신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정부는 1998년부터 5년마다 장애인종합계획을 세우고 집행해왔다. 이후 장애인 지원 예산이 연간 4조 원대로 늘어나고 장애인 연금이 도입됐으며 장애인 고용이 확대되는 등 장애인 복지 개선에 성과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65만 장애인들은 지금도 크고 작은 차별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전장연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열악한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부각됐다. 휠체어를 타고 이용 가능한 저상버스 도입률은 27%에 불과하고 서울의 283개 지하철 역사 가운데 22곳은 엘리베이터가 없다. 1984년 한 장애인이 ‘휠체어 가로막는 도로 턱을 없애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면서 제기한 이동권 문제가 40년이 돼 가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동의 자유는 일하고 교육받을 권리 등 헌법적 기본권을 누리기 위한 기초일 뿐이다. 장애인 1인 가구와 고령 인구가 증가 추세이며, 코로나를 계기로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장애인 치료와 돌봄의 공백 문제도 대두됐다. 올해 발표하는 6차 종합계획에는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고 모든 장애유형을 아우르는 정책을 담아 장애인의 날 표어대로 ‘장애의 편견을 넘어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큰 걸음을 내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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