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봉원(59)은 환갑을 바라보며 새롭게 접한 스포츠의 재미에 푹 빠졌다. 일주일에 두 번 탁구 레슨을 받고 있다. “1년 정도 됐어요. 하루 1시간 하면 땀으로 푹 젖어요. 몸이 아주 개운해요.”
이봉원은 야구 축구 골프 등산을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하지만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며 암울한 나날을 보냈다. 천안에 짬뽕집을 개업한 그는 2019년 큰 탈이 났다. “하루 12시간 서 있었어요. 몇 십 ㎏ 나가는 밀가루, 기름통도 수시로 옮겼죠. 그러다 허리를 다쳤는데 다리까지 안 펴지더라고요.”
병명은 척추전방전위증. 중앙대병원 서경묵 교수(재활의학과)는 “요추와 천추(엉치뼈) 사이가 전방으로 미끄러진 상태를 말한다. 증세에 따라 철심을 박아 척추의 정렬을 맞추는 척추고정술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긴급수술 후 열흘 입원한 이봉원은 3개월 남짓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아찔한 경험을 떠올리던 이봉원은 자신을 ‘아이언맨’이라고 불렀다. “허리 말고도 야구하다 다쳐 종아리뼈에 철심을 넣었고요. 다이빙하다 안와골절로 눈에도 뭔가를 넣었습니다. 치아 임플란트도 했어요. 금속 탐지기 지나가면 ‘삐삐’ 소리가 날 정도예요.” 누가 남을 웃기는 직업이 아니랄까. 농담처럼 말했지만 운동에 대한 열정이 넘쳤다. 그러면서 그는 “안 아플 때는 몰랐는데 태어나 처음 장기간 거동을 못 하니 평소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후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1년 반 가까운 재활 과정을 거쳐 탁구에 뛰어든 데 이어 30년 구력의 골프도 재개했다. “스윙이 예전보다 더 잘된다”고 너스레를 떤 그의 핸디캡은 10~15, 베스트 스코어는 75타.
웨이트트레이닝 계획을 밝힌 이봉원은 컨디션을 100% 되찾으면 산에 자주 가겠다고 했다. “등산하면 심신이 정화됩니다. 유산소 운동도 되고요. 산은 하나인데 오르는 코스는 수십 군데라 매력적입니다. 북한산 12성문 종주를 다시 해보고 싶어요. 고된 만큼 성취감이 커요.” 김창열 백민의원 원장은 “허리 근력이 좋아지고 다리 통증이 없다면 트레킹이나 등산은 문제가 없다”며 “다만 하산할 때 허리에 지나친 하중이 가해지면 척추의 전만(앞으로 튀어나옴)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당일을 재개한 이봉원은 28일 파주 서원밸리CC에서 열리는 그린콘서트에 참가한다. 부인 박미선이 진행하는 이 행사는 관객 3만 명이 푸른 페어웨이에서 공연을 즐기는 이색 무대다. 이봉원은 직접 작사한 ‘중년의 청춘아’를 부른다. 여기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아쉬운 나의 젊음아. 세월아 가지를 마오. 내 마음은 가슴 끓는 청춘이야. 꿈을 잊지 마.”
이봉원은 생각을 젊게 하면 몸은 동반 상승된다고 강조했다. 되찾은 건강이 에너지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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