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일상에선 커피를 빼놓을 수 없다. 모닝커피부터 식후 커피까지 직장인들 사이에서 하루 한두 잔 커피는 필수처럼 여겨진다.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메리카노) 등 관련 신조어가 쏟아지는 것도 커피가 일상에 스며든 문화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정작 커피를 제대로 알고 마시는 이들은 드문 듯하다. 커피도 잘 마시면 약이 되지만 잘못 마시면 독이 된다.
커피를 잘 마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커피를 자주 마신다면 우유나 두유를 같이 마시는 것이 좋다. 커피 속 카페인은 소변으로 칼슘을 빼내는 작용을 한다. 커피 한 잔이 4mg 정도의 칼슘 흡수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유나 두유를 커피 한 잔에 한두 스푼 소량으로 넣어 마시면 칼슘을 보충할 수 있다. 특히 갱년기 이후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이들은 꼭 함께 마시길 권한다. 필자도 커피에 우유를 꼭 넣어 마시는데 우유에는 설탕과는 다른 은은한 단맛이 있어 커피의 쓴맛과 궁합이 잘 맞는다.
필자는 또 커피를 마신 후에는 바로 따뜻한 물을 세트처럼 마신다. 장기간 커피를 마시면 이뇨 작용으로 인한 마그네슘 결핍과 카페인 속 신경 흥분 작용 때문에 눈 떨림이 생길 수 있다. 이때 따뜻한 물을 마시면 잔여 카페인을 빠르게 배출시켜 이런 증상을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율은 커피 1잔에 물 2잔 정도가 적당하다.
커피를 마시기 좋은 시간은 따로 있을까. 커피는 식후 디저트로 마시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의외로 마시기 좋은 시간은 식사 1시간 전이다. 커피에 함유된 클로로겐산, 타닌 같은 성분 때문에 식사 후 바로 커피를 섭취하면 철분 흡수율이 39∼60% 정도 감소한다. 평소 건강 상태가 좋다면 상관없지만, 철 결핍성 빈혈 환자, 매달 월경을 하는 가임기 여성, 채식주의자 등은 식사 후 입가심으로 커피를 마시는 것을 되도록 피하길 권한다.
빈속에 마시는 모닝커피도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점막층이 얇은 경우 위벽 손상을 일으켜 위식도염이 생길 수 있다. 피로가 심한 경우엔 카페인이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시켜 부신 기능을 고갈시키기도 한다. 오전 커피 타임은 아침을 먹은 뒤 9∼11시 사이가 적당하다.
커피 마시는 습관은 단번에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매일 접하는 음식일수록 몸에 이로운 방향으로 섭취해야 한다. 모닝커피를 조금 늦춰 브런치 커피로, 점심 저녁 식후 커피를 앞당겨 식전 커피로 습관을 바꿔 보자. 커피와 궁합이 좋은 유제품과 물도 꼭 기억해 ‘커피로 식치하기’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5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60만 7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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