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86)는 한국 농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국가대표 선수로 두 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뒤 지도자로 나선 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을 일궜다. 스포츠 행정가로는 KBL 총재를 두 차례 지냈다.
이런 공로로 최근 소강체육대상을 수상했다. 한국 체육 발전에 기여한 체육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 상은 고 소강 민관식 전 대한체육회장(1918∼2006)을 기리기 위해 2009년 제정됐다. 김 전 총재는 “선수와 감독 시절 소강 선생께 직접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50여 년 만에 다시 큰 상을 받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타계 전날까지 테니스를 즐긴 민 전 회장의 좌우명은 ‘평생 현역, 평생 학습’이었다. 민 전 회장은 10년간 매일 호텔신라 헬스클럽을 찾아 1.5km를 걸은 뒤 수영장 물속에서 1km를 더 걸었다. 김 전 총재와 민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만난 장소도 이곳이었다고.
82세까지 KBL을 이끈 김 전 총재는 요즘도 어디 불편한 곳 없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골프 치러 가면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스코어를 적는 에이지 슈터가 자주 된다.
그 비결에 대해 그는 “오랜 세월 나만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려 했다”고 귀띔했다. 외출할 때는 거의 전철이나 버스를 이용한다. 과거 기사가 딸린 차량이 있을 때도 다르지 않았다. 그래야 하루 8000보 이상 걸을 수 있어서다. 약속이 없으면 오후 5시에 저녁을 먹고 소식한다. “아침엔 요구르트, 버터 바른 비스킷 8개에 커피 반잔을 마셔요. 점심은 배부르게 먹고 저녁은 샌드위치 하나 사서 아내와 나눠 먹죠. 잠은 8시간 이상 자려고 합니다.”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학창 시절부터 적어둔 영어 문장 노트와 단어장을 반복해서 읽고 외운다. 또 20대 때부터 영어 소설을 하루도 놓지 않고 있다. “애거사 크리스티, 시드니 셸던, 존 그리셤 같은 작가를 좋아해요. 그리셤 책은 23권 읽었죠.” 얼마 전부터 루스 웨어의 스릴러 소설 ‘더 턴 오브 더 키’를 읽고 있다. 돋보기 없이 지낼 만큼 노안도 모른다. “작은 글씨로 돼 있는 페이퍼백 책을 많이 읽다 보니 훈련이 된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이찬녕 교수는 “치매 위험 인자를 아동 청소년기부터 생애 주기별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며 “식단 조절, 운동, 인지 훈련 등을 종합적으로 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1시간 운동과 1시간 책읽기만 해도 치매 발병 확률을 35%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