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신성 킬리안 음바페(24)와 노르웨이 신예 엘링 홀란(22)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따 일부 팬들은 ‘음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음바페와 홀란은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에 뒤이어 축구계를 양분할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급성장 중인 둘을 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스타 리오 퍼디낸드(44)는 지난해 “새 시대가 오고 있다. 두 선수가 앞으로 10년간 축구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퍼디낸드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메날두’(메시+호날두) 시대에서 ‘음홀’ 시대로의 전환이 예측되고 있다.
프랑스리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고 있는 음바페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에 능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뛰었던 홀란은 194cm의 장신으로 공중 볼 다툼 능력이 좋으면서도 정교한 슈팅 능력을 지녔다.
유럽 최고 선수들이 한데 모여 경쟁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선수들을 비교하는 간접 무대가 된다. 여기에서 이들의 성장세는 뚜렷하게 확인된다. 챔피언스리그에서 호날두는 183경기 140골, 메시는 156경기 125골을 기록하며 역대 통산 득점 1, 2위에 올라있다. 음바페는 53경기 33골, 홀란은 19경기 23골을 기록 중이다. 전체 기록에서는 메시와 호날두가 앞선다. 하지만 음바페와 홀란의 성장 속도는 같은 나이 때의 메시와 호날두보다 빠르다.
홀란은 20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20세 231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20골을 기록했다. 이는 음바페가 갖고 있던 21세 355일 기록을 깬 것이다. 음바페 이전엔 메시가 22세 266일로 갖고 있던 기록이다. 호날두는 24세 306일에 20골을 넣었다. 홀란은 이때 8경기 10골로 20세 나이로 득점왕까지 차지하면서 메시가 21세에 세운 역대 최연소 득점왕 기록도 바꿨다.
21세 이전의 챔피언스리그 득점 기록을 보면 호날두는 0골, 메시는 8골, 음바페는 19골, 홀란은 20골이다. 음바페와 홀란의 득점력이 일찍부터 꽃을 피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17골을 기록 중이다.
EPL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다음 시즌부터 홀란과 맞대결을 벌인다. 7월에 홀란은 지난 시즌 EPL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로 옮긴다. 곧 손흥민과 홀란이 한무대에서 뛰게 된다.
손흥민과 음바페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한다. 토트넘과 PSG 모두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다. 손흥민과 음바페 모두 최고 무대에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이다. 우승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마주치지 않더라도 그 속에서 발휘되는 노력과 기량으로 서로 비교될 수 있다.
최근 축구계에서 음바페와 홀란이 각광받고 있지만 현재 손흥민의 기세 역시 그들 못지않다. 세계 최고 축구 리그로 꼽히는 EPL은 거칠고 빠르다. 이곳에 모인 선수들의 기량은 어느 리그 못지않게 출중하다. 음바페가 뛰는 프랑스리그나 홀란이 활동했던 독일 분데스리가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곳이 EPL이다. 손흥민은 이곳에서 득점왕이 됐다. 음바페와 홀란의 과거 통계가 앞서고 그들의 가능성이 크다고 해도 현 시점에서의 손흥민은 어느 누구와도 경쟁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 손흥민 역시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것이다.
음바페와 홀란이 축구계를 양분할지, 손흥민이 이들을 추월할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당분간 축구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 모두 축구계를 이끌어갈 새 주인공들이다. 메날두 시대가 퇴조하고 새 세대들이 성장하고 있는 지금, 전성기를 맞고 있는 손흥민이 이들과의 경쟁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우뚝 서기를 바란다. 메날두도 음바페도 홀란도 아닌 손흥민 시대가 기록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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