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 성장 정체에 美 제재까지… ‘중국발 경제쇼크’ 대비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3일 00시 00분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의 여파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하면서 한국 등 동맹국의 동참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반기 한국의 수출전선에 심한 먹구름이 끼고 있다.

UBS, JP모건 등 세계적 투자은행들은 최근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인 5.5%보다 한참 낮은 3%대 성장 전망을 쏟아냈다. 중국의 4월 소매판매, 산업생산이 1년 전보다 크게 줄어들자 이에 맞춰 전망을 내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성장률을 2%로 전망했다. 2.8%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보다 낮은 것으로, 46년 만에 두 나라의 성장률이 뒤집힌다는 예상이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률 하락은 우리 경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5월 전체 수출 중 대중 수출의 비중은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한국의 성장률도 0.1∼0.15%포인트 하락한다고 본다. 한국이 수입하는 핵심 물자품목 중 4분의 3이 중국산이란 점도 문제다. 4월 한국의 자동차 생산대수가 1년 전보다 5.3% 줄어든 데는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안보의 위협을 이유로 미국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중국 기업 리스트에 더 많은 기업을 추가하고, 동맹국들과 이 문제를 협력하겠다고 한다. 미국의 수출통제 때문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던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끊어야 했던 것과 같은 일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어제 대한상공회의소는 하반기 한국 수출의 최대 리스크로 중국의 성장 둔화를 꼽으면서 정부에 수출비상대책회의 상설화를 제안했다. 기업들이 제기하는 중국발 경제쇼크 우려에 정부 당국자들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작년 요소수 사태 때처럼 일이 터진 뒤 허둥대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중국#성장 정체#미국 제대#중국발 경제쇼크#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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