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어제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입법독주 재개 신호탄”이라고 반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 새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출국했다.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놓고 한 달가량 티격태격해 온 여야가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의 정면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여야 모두 국회를 정상화하겠다는 일말의 의지라도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169석의 입법 권력을 쥐고 있는 민주당은 ‘6월 말’을 원 구성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최후통첩이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넘기는 대신에 검수완박 관련 국회 사법개혁특위 구성과 헌법재판소 소 취하 등 반대급부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꼼수 처리한 검수완박을 인정하라는 것이냐”며 ‘불가’를 고수하고 있지만 꽉 막힌 대치 상황을 풀 아무런 협상 카드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래 놓고 원내사령탑은 “3주 전에 잡힌 일정”이라며 필리핀행 비행기에 올랐다. 대통령 특사라곤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여당 원내대표가 이 판국에 굳이 축하 사절단 자격의 출장을 가야만 했나 싶다.
이러다 후반기 국회마저 ‘반쪽 개원’의 길을 밟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전반기 국회도 당시 거대 여당이던 민주당이 국회의장단을 단독 선출하는 등 반쪽으로 문을 열었다. 국회의장 여당 단독 선출은 1967년 7대 국회 이후 처음이었다. 야당이 된 민주당이 거대 의석의 힘을 앞세워 후반기 국회의장단까지 단독 선출할 경우 헌정사에 또 하나의 부끄러운 기록을 세우는 일이 될 것이다.
여야 모두 서로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만 내세운 채 치킨게임을 벌일 게 아니라 현실적 협상 카드를 들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시한을 정해놓고 단독 개원 수순을 밟아선 안 된다. 국민의힘은 좀 더 긴장감을 갖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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