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양상이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는 그제 경찰에서 2013년 두 차례 성 상납을 포함해 2016년까지 20여 차례 접대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번 조사는 한 보수 유튜브 채널이 지난해 12월 이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지 6개월여 만이다. 올 1월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이 이제야 첫 조사를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성 상납을 받은 의혹, 당 대표 정무실장을 증인으로 지목된 장모 씨에게 보내 7억 원 투자유치 각서를 써 줬다는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아 왔다. 당 윤리위 징계 심의는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대표 측은 “성 상납이 없었기 때문에 증거인멸 교사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해 왔다. 그런데 성 상납을 했다고 주장하는 측의 구체적인 진술이 처음으로 나왔다. 성 상납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밝혀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변호인 얘기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자신의 회사를 방문해 주기를 바라며 ‘박근혜 키즈’인 이 대표에게 접대를 했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도움 요청에 이 대표가 두 명을 거론하며 “힘을 써보겠다. 도와주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두 명에 대해 “한 명은 이 대표가 형님처럼 모시는 국회의원이고, 나머지 하나는 기업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성 상납 당시 구체적인 정황과 장소, 접대 여성 신상도 진술했다고 한다. 업소에서 결제한 카드 내역, 환불 내역 등 증명 자료도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인멸 교사도, 성접대도 안 했다”고 거듭 반박했다. 또 “박 전 대통령과 2012년 대선 이후 소통한 바 없다”며 “그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기업인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나 들어보자”고 했다. 성 상납 후 ‘박근혜 시계’를 받았다는 김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7일 윤리위 징계 의결을 앞두고 대표 비서실장이 전격 사퇴하는 등 당은 폭풍전야다. 정치적으로 적당히 뭉갤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이 대표를 쳐내려는 정치공작인지 아닌지도 결국 진실이 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다. 경찰은 대질신문을 통해서라도 의혹의 실체를 가려야 한다. 정치권 눈치를 보며 조사를 차일피일 미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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