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 추세다. 지난주부터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어제는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와 “잘하고 있다”는 평가의 격차가 좀 더 벌어져 오차 범위를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도 두 곳의 여론조사 기관에서 각각 발표됐다. 이들 기관의 조사에선 부정 평가가 50%를 넘기도 했다. 부정 평가가 절반을 넘기 시작한 건 처음이다.
정권 출범 두 달도 안 된 상황에서 새 정부의 국정 역량을 판단하기엔 이르다. 현 정부가 계획하는 각종 정책이 추진되고 실적으로 나타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윤 대통령에 대해 “이건 아닌데…” 하는 여론이 점점 확산되는 것은 심상치 않은 시그널이다. 편중 인사, 집권 여당의 난맥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보다 본질적 원인은 국가 리더십 문제란 얘기다.
새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작금의 위기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마이너스 성장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등으로 기업과 민생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새 정부가 이를 헤쳐 나갈 비전과 진용을 갖췄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줬는지 의문이다. 전(前) 정권에서 망가진 국정 시스템을 정상화하고 법치를 바로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장악만 지나치게 부각된 건 아닌가.
윤 대통령은 어제 출근길에 지지율 하락에 대해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국민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지지율만 바라보며 국정을 운영하는 건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지지율은 민심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국정 지지율이 40%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결코 가벼이 봐선 안 된다.
결국 5년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의 문제다. 취임 후 100일이 중요하다. 어떻게 국회 협조를 얻어가며 국가 역량을 끌어모아 당면한 위기 상황을 돌파할 것인지를 설계하고 토대를 닦는 기간이다. 무엇보다 검찰 등 법조 인맥이 아닌 비전과 실력을 갖춘 경제 진용이 국정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 “우리 정부는 다르다”며 내 생각대로만 국정을 펼치면 그게 바로 ‘마이웨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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