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의 달걀은 언제 먹어야 좋을까… 건강하게 냉면 먹는 법[정세연의 음식처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5일 03시 00분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가만히 있어도 땀이 뻘뻘 흐른다.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냉면을 먹으면 반드시 달걀이 같이 나온다. 이 달걀은 신의 한 수다. 면발의 탄수화물과 육수의 지방에 달걀의 단백질에 더해져서 3대 영양소가 균형을 이룬다. 달걀을 먹는 순서는 제각각이다. 달걀을 제일 먼저 먹는 사람도 있고, 아낀다고 맨 나중에 먹는 사람도 있다. 한데 이 달걀 먹는 타이밍을 잘 맞추면 냉면을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냉면은 공복에 바로 먹기 좋은 음식은 아니다. 빈속에 차가운 음식이 들어가면 위장관의 온도가 뚝 떨어져 연동운동이 저하된다. 그래서 빈속에 달걀을 먼저 먹어 위장운동에 시동을 걸어주는 게 좋다. 그러면 소화력이 약한 이들도 무리 없이 냉면을 먹을 수 있다.

냉면 면발은 끊어지지 않도록 고구마 전분이나 도토리 전분 등을 쓴다. 냉면은 쫄깃한 만큼 이를 분해하기 위해 위장에선 많은 양의 위산이 분출된다. 따라서 위염, 역류성식도염이 있다면 냉면을 먹기 전 반드시 위와 식도 점막을 보호해줘야 한다. 물냉면은 식초와 겨자, 비빔냉면은 매운 양념이 염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이때 달걀은 위 보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물냉면은 식초, 겨자로 간을 하기 전 달걀을 먹으면 좋다. 비빔냉면은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지방에 잘 녹기 때문에 냉면 먹기 전엔 흰자를, 마지막에는 노른자를 먹어 매운 속을 달랜다.

냉면은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면류는 간단한 한 끼 같지만 사실 혈당지수(식품이 혈당을 증가시키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매우 높다. 특히 냉면의 재료인 메밀국수는 혈당지수가 59로 높은 편이다. 냉면에 들어 있는 전분의 혈당지수도 높아 전반적으로 고혈당 음식이다. 당뇨나 경계성 당뇨에 걸쳐 있다면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도 냉면을 포기 못 하겠다면? 최대한 혈당을 천천히 오르게 하면서 먹자. 첫째, 냉면을 먹기 전 단백질인 달걀을 먼저 먹는다. 채소나 단백질을 먼저 먹은 뒤 탄수화물을 먹으면 혈당이 천천히 오른다. 둘째, 고명으로 올려진 무김치나 오이도 먼저 먹자. 집에서 냉면을 만들어 먹을 때는 면의 양을 줄이고 고명을 풍성하게 올리길 권한다. 셋째, 식초를 꼭 쳐서 먹자. 천연식초는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가 좋다. 넷째, 냉면을 두세 젓가락으로 흡입하지 말고 천천히 씹어 먹자. 급하면 혈당도 빠르게 올라간다.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여름 솔푸드 냉면. 하지만 위장이 약하거나 혈당이 높은 이들에겐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이었다. 건강하게 냉면 먹는 법을 숙지해 올여름엔 속 편하게 냉면을 즐겨보면 어떨까.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7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61만 7000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냉면 계란 언제 먹게? 혈당 천천히 오르게 냉면 먹는 법’(https://www.youtube.com/watch?v=h0BZy5kCndM)
#혈당조절#혈당관리#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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