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한규섭]추락하는 대통령 지지율, 어떻게 봐야 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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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유권자들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7월 1주 차에 33%였다. 한 달 전인 6월 1주 차의 51%보다 1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중 ‘중도’ 유권자의 지지율 평균은 51%였다.
‘중도’ 유권자들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7월 1주 차에 33%였다. 한 달 전인 6월 1주 차의 51%보다 1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중 ‘중도’ 유권자의 지지율 평균은 51%였다.
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기 시작했다. 불과 취임 두 달 만이다. 한국갤럽에서 매주 발표하는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 결과를 보면 동일한 시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긍정, 부정 평가 비율은 각각 50%, 23%(2013년 5월 1주 차), 문재인 대통령은 83%, 9%(2017년 7월 1주 차)였다.

그러나 현 상황의 심각성을 보는 시각에는 온도 차가 느껴진다. ‘낙관론자’들은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정치 양극화로 정권 초기의 허니문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 임기 초 지지율이 이전 대통령들보다 낮은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또 양극화로 콘크리트 지지층이 존재하니 결국 일정 수준의 지지율을 다시 회복할 것이라 믿는다. 이런 ‘믿는 구석’이 있으니 총선을 2년 앞두고 여권 내 내분이 극에 달했는지 모른다.

‘낙관론’을 믿고 싶은 사람들은 정치 양극화가 세계적 현상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취임 1년 만에 지지율이 4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대통령 지지율 차이가 38%포인트(조지 부시)→53%포인트(빌 클린턴)→58%포인트(조지 W 부시)→67%포인트(버락 오바마)→77%포인트(도널드 트럼프)로 지속적으로 커졌다. 이런 시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필자는 한국갤럽이 2012년 이후 매주 발표해 오고 있는 ‘데일리 오피니언’의 주간 대통령 지지율 결과를 분석해 보았다. 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10년 이상 독립적으로 매주 동일한 방식과 설문으로 수집된 데이터라 시계열적 분석이 가능해 희소성이 있다.

우선 문재인 정부 중반 이후 ‘진보’와 ‘보수’ 간 대통령 지지율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문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17년에는 ‘보수’와 ‘진보’의 지지율 차가 평균 38%포인트 정도였던 것이 2019년 6월 4주 차 60%포인트를 넘어섰고 코로나 초기 지지율 반등 시기를 제외하면 계속 50%포인트 중후반의 차이를 보였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평균 52%포인트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반쪽짜리 대통령’이 이상한 일이 아니고 총선이 임박하면 결국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다시 윤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란 ‘낙관론’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

과연 그럴까? 자신을 ‘진보’도 ‘보수’도 아닌 ‘중도’라고 밝힌 유권자들의 지지율 추이를 보면 상당히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운 유권자들이니만큼 이를 대통령에 대한 중립적 평가로 간주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소위 ‘도어스테핑’에서 “전 정부와 비교해 보라”는 얘기를 자주 해 왔다. 전 정부와 한번 비교해 보자. 7월 1주 차 ‘중도’ 유권자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33%였다. 불과 한 달 전(6월 1주 차) 최고점(51%) 대비 무려 18%포인트가 하락한 수치다. 반면 문 대통령의 경우 ‘중도’ 유권자 지지율이 평균 51%였고 33%는 문 대통령 지지율 조사가 실시됐던 233주 중 11번째로 낮은 수치에 해당했다. 이는 2021년 1월 3주 차로서 추미애 장관이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던 시기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중도’ 유권자들의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그 당시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비슷하다.

취임 두 달 차 대통령의 37% 지지율이 양극화된 정치의 부산물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다. 고금리, 고물가, 고달러의 ‘3고 현상’으로 많은 유권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언론에서 접하는 새 정부의 정책은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와 관련한 것이 대부분이다. 유권자들의 의제와 대통령의 의제 사이에 괴리가 느껴진다. 문 대통령에게 맞선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 후보로 소환한 시대정신이 문 정부 실패의 원인인 ‘적폐 청산 시즌2’일까.

#대통령 지지율#하락#양극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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