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찰국’ 신설 강행… 위법과 간섭 논란 끊이지 않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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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시도경찰청장급인 치안감을 부서장으로 하는 치안 정책과 경찰 인사 관련 조직인 경찰국을 다음 달 2일 행안부에 신설한다고 어제 발표했다. 경찰청장 지휘 규칙을 만들어 장관이 청장에 대한 지휘 권한도 갖게 된다. 1991년 경찰청이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분리된 지 31년 만에 행안부에 경찰 업무 조직이 부활하는 것이다.

위법 시비에도 장관은 취임 두 달 만에 경찰국 설치를 밀어붙였다. 경찰청 분리와 함께 정부조직법상 행안부의 직무에는 경찰 사무가 빠졌다. 헌법에는 각 부처의 직무 범위는 법률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입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경찰국 신설을 추진 중이다. 현행법상 장관을 대신해 치안정책을 심의 의결하는 경찰위원회가 반발하고 있어 위법 시비가 장기화할 수 있다.

이 장관은 어제 “경찰국은 수사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조직이고, 지휘 규칙에도 수사에 관한 언급은 일체 빠져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제 언론 인터뷰에선 “(청장이 장관의) 전반적인 수사 지휘는 받는다”고 했다. 경찰 수사는 국가수사본부장이 지휘하고,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과 법원의 통제를 받는다. 청장도 법률에 정해진 예외적 사항만 수사에 간섭할 수 있다. 법적 권한도 없는 장관이 수사 지휘를 자꾸 말하는 것은 경찰 수사를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키우는 길이다.

행안부는 민정수석비서관실의 폐지로 경찰 통제가 불가피하고, 대통령실이 직접 하는 것보다 경찰국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경찰청을 분리시켰던 이유는 불법 수사 무마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대통령실이 행안부를 통해 경찰을 다시 장악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위법 가능성부터 차단해야 한다. 이대로는 위법과 간섭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경찰국#신설강행#간섭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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