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 캐나다 공항에 줄을 서서 수속을 기다리던 중 여기저기서 ‘멍멍’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반려견과 함께 수속을 밟는 가족들이 적지 않았다. 서부 밴프 국립공원에서도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반려동물도 케이블카 탑승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티켓 가격도 따로 부과하고 있었다.
여름휴가 시즌이다. 팬데믹 상황이라 예전과 같은 휴가를 보내기는 어렵지만, 방역기준이 완화돼 많은 이들이 국내외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지난해 기준 1500만 명에 이르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 에티켓과 유의점은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반려견, 반려묘 등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경우 몇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건강’이다. 동물을 위한 119 등 응급 시스템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게 국내의 현실이다. 이렇기에 응급 상황이 생기면 방문할 수 있는 휴가지 근처의 24시간 운영 동물병원을 미리 파악해야 유사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반려동물은 휴가지에서 구토, 감염, 골절 등의 증세가 발현되거나 사고를 당하기 쉬운데 빠른 진료가 필수적이다. 차량으로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멀미에 대비해야 한다. 출발 전에 식사를 일찍이 마치는 게 좋고, 멀미약을 미리 먹이는 것도 좋다. 반려견의 멀미약 성분은 사람의 약과는 다르기 때문에 따로 동물용 처방전을 받아 먹이는 게 좋다.
물놀이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대부분의 반려견은 본능적으로 수영을 잘하지만, 일부 물을 불편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때엔 얕은 물부터 천천히 입수시키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을 물에 넣은 뒤 자연스럽게 입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어린 강아지는 물에 빠질 수 있고, 수영을 좋아해도 오래 헤엄치면 힘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구명조끼도 채우면 좋다. 물에서 나온 뒤엔 털을 건조시켜 체온 저하를 막고, 해가 진 뒤 저녁 수영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
휴가지에서 들뜬 기분에 반려동물 에티켓을 지키지 않으면 타인의 휴가 기분까지 망치게 되기 쉽다. 목줄을 챙기고 분비물 처리 봉지도 넉넉히 챙겨 휴가를 떠나야 할 것이다. 특히 대형견의 경우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맹견 여부와 상관없이 입마개와 목줄은 꼭 착용하기를 권고한다. 휴가지에서 발생하기 쉬운 불필요한 시비나 갈등도 예방할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은 준비가 부족하면 주인도 반려동물도 힘이 들고 불편해질 수 있다. 여행 준비를 할 때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꼼꼼히 점검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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