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어제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높은 자리도 아닌 9급”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는 다만 “선출직 공직자 비서실의 별정직 채용은 일반 공무원 채용과는 본질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한 것이지 자신이 추천했다는 우모 행정요원의 채용 자체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실도 ‘사적 채용’ 프레임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같은 날 방송에 나와 “대통령실은 공개 채용 제도가 아니고 비공개 채용 제도, 소위 말하는 엽관제”라며 “우모 행정요원 등은 캠프 등에 참여했고 능력 등이 인정돼 채용된 것”이라고 했다.
별정직 공무원인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직업 공무원인 ‘늘공(늘 공무원)’은 채용 과정이 다르다. 신분 보장도 달리 적용된다. 그렇다 해도 알음알음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우 행정요원의 경우는 부친과 권 원내대표의 친분, 윤석열 대통령 1000만 원 후원 등의 사실이 알려져 있다. 이런 사적 인연이 없었다면 선거 캠프를 거쳐 대통령실까지 입성할 수 있었겠느냐고 국민은 묻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외가 6촌,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전 직원에 이어 대통령 강원도 지인 아들 등이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것으로 드러난 상태다. 경선 캠프나 대선 캠프에서 공식 비공식 활동을 하며 선거를 도왔다고 하지만 그런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과거엔 당직자들끼리 경쟁이 치열했다. 지금은 ‘지인 경쟁’을 하는 것처럼 비친다.
별정직 채용, 엽관제 운운하며 작금의 인사 논란에 반박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대통령실 주장처럼 ‘사적 채용’ 프레임이 적절치 않다 해도 ‘사적 인연 채용’이나 ‘지인 채용’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이전 정권들에서도 대통령이나 실세들의 지인이나 자녀들이 은근슬쩍 청와대 어공 자리를 꿰찬 사례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공정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는 다르길 바라기에 비판 잣대도 더 엄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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