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현대차 7조 투자에 33% 환급… 우린 뭘로 기업 유치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6일 00시 00분


브라이언 캠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앞줄 왼쪽)와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0일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조지아주 공무원 등을 대동한 채 2025년 상반기에 가동을 시작할 현대차의 전기차 공장 설립 협약식에 참석해 있다. 현대차 측은 이 공장에서 2025년부터 연 30만 대의 전기차 생산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브라이언 캠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앞줄 왼쪽)와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0일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조지아주 공무원 등을 대동한 채 2025년 상반기에 가동을 시작할 현대차의 전기차 공장 설립 협약식에 참석해 있다. 현대차 측은 이 공장에서 2025년부터 연 30만 대의 전기차 생산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내년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짓는 현대차가 투자액의 3분의 1을 세금 감면 등을 통해 돌려받게 됐다. 조지아주 정부는 55억 달러(약 7조2000억 원)를 투자해 2025년부터 연 30만 대 이상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인 현대차에 총 18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최근 확정했다. 적극적 기업 유인책으로 미국 안팎에서 3000여 개 제조업체를 유치한 조지아주가 지금까지 제공한 혜택 가운데 최대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혜택은 세금이다. 26년에 걸쳐 재산세 4억7200만 달러를 깎아주고, 일자리 8100개를 창출하는 데 대한 보답으로 5년간 2억 달러 넘는 법인세를 감면해준다. 공장이 들어서는 지역의 지자체는 발전소 건설 부지를 사서 현대차에 제공하고 도로 등 기반시설도 책임진다. 혜택을 받는 데 필요한 조건은 투자, 고용 목표의 80%를 넘기는 것뿐이다.

조지아주의 파격적 혜택은 한국 대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투자하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다. 내년부터 한국 정부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에 대기업이 투자할 때 높여 주겠다고 하는 세액 공제율이 투자액의 8∼12% 수준이다. 반도체·배터리 시설투자의 최대 40%까지 세금 감면, 보조금 지급을 추진하는 미국, 유럽연합(EU)과 차이가 크다. 올해 1분기 한국의 해외직접투자액이 작년 동기 대비 123.9%나 급증한 건 국내보다 유리한 조건을 찾아 나선 한국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현대차는 내년부터 한국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기술직도 10년 만에 다시 뽑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9년 만에 국내에 새로 짓는 자동차 공장인데도 ‘이런저런 혜택을 더 주겠다’고 나서는 정부 부처, 지자체는 보이지 않는다. 전 세계가 한국의 첨단 분야 대기업을 끌어들이려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우리 대기업의 국내 투자를 ‘잡아놓은 물고기’ 보듯 당연시한다면 투자와 일자리를 해외에 뺏기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현대차#기업유치#첨단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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