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현지 시간) 바이러스성 감염병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정부는 이번 주중 위기상황 평가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WHO는 현재 원숭이두창의 위험도가 유럽을 제외하고는 중간 정도이나 추가적인 확산 위험이 있다고 보고 최고 경계 수준을 발표했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지만 올 5월 비(非)아프리카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에서 확진자가 발견된 후 21일까지 유럽과 미주 대륙 65개국에서 1만551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코로나와 달리 밀접접촉이 아닌 공기 중 감염의 가능성은 희박함에도 한 달 만에 환자가 5배로 증가했을 정도로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은 지난달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30대 한국인 남성이 확진된 후 추가 환자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안전지대는 아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스페인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원숭이두창 유행국을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입국 외국인도 24만3500명으로 1년 전보다 3배 규모로 증가해 추가 환자 유입은 시간문제다. 원숭이두창 유행 지역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하고, 확진자 발생 시 밀접 접촉자 추적과 진단검사 및 치료 체계를 신속히 가동해 지역사회 확산을 막아야 한다.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부작용이 적은 신형 백신 도입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
지금은 코로나 6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어 원숭이두창까지 덮치는 게 더욱 부담되는 상황이다. 24일 하루 동안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3만5883명 발생해 1주일 전보다 1.4배로 증가했다. 면역 회피 성질이 강한 켄타우로스 변이 확진 사례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의 경우 중증화와 사망을 피하기 위해 추가 접종을 권고하지만 60세 이상 4차 접종률은 39.8%, 50대는 3.6%에 그치고 있다. 4차 접종을 독려하는 한편 감염 예방 효과가 높은 개량백신 도입과 접종 전략 마련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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