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의 간판 박지수(24)는 최근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국가대표팀에서 하차했다. 과호흡 증세에 따른 정밀진단에서 공황장애 초기라는 결과를 들은 박지수는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농구 선수 출신 아버지 박상관 씨는 “아직 사람 많은 장소는 힘들어 하지만 집에만 있으면 더 안 좋다고 해 엄마(배구 선수 출신)와 수시로 쇼핑, 외식을 하려 한다”고 근황을 전했다.
신장 196cm의 핵심 센터인 그는 올해 4월 여자프로농구에서 KB스타즈를 통합챔피언으로 이끌었다.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하며 미국여자프로농구에도 뛰어들었다.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속앓이’를 토로하기도 했다. 일찍부터 유망주로 지나친 주목을 받으면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일부 팬의 악성 댓글과 다이렉트 메시지(DM) 때문에 우울증 초기 증세를 겪기도 했다.
공황장애의 주요 증상은 공황발작인데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어지럼증, 두통, 심장 두근거림 등이 갑자기 극심하게 나타난다.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공황발작이 또 생기면 어쩌나’ 하는 예기불안, 뭔가를 하고 싶지 않은 회피행동이 함께 나타나면 공황장애 진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공황장애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2017년 14만667명에서 지난해 20만6329명에 이르렀다. 특히 20대 진료 인원이 늘어나 2014년 7848명에서 2018년 1만8851명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공황장애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70∼90% 환자는 상당히 호전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백명재 경희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치료가 필수다. 환자가 공황장애에 대해 많이 알수록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몸과 마음을 함께 다스려야 좋다며 근육의 강화와 이완에 효과적인 필라테스를 권했다. 매일 요가 20분을 하면 불안감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공황장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 스트레스 관리와 라이프스타일 교정이 중요하다.
독일 라이프치히대는 주니어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긍정적인 혼잣말을 하면 자신감은 커지고 신체적인 불안증세는 줄어들어 향상된 운동 능력을 발휘한다고 발표했다. 펜싱 선수 박상영, 골퍼 이승민이 “할 수 있다”를 반복했듯이. 음악과 명상도 평정심을 유도할 수 있다.
BTS의 열성 팬인 박지수의 최애곡은 ‘둘! 셋!’이다. “슬픈 기억 모두 지워. 그래도 좋은 날이 앞으로 많기를. 내 말을 믿는다면 하나 둘 셋” 노래 가사처럼 훌훌 털고 코트에 다시 오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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