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과도한 비난에 맞설 ‘멘털 강화’ 필요[Monday DBR/이종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5일 03시 00분


창업은 하나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창업자는 창업의 길로 들어선 순간부터 공동 창업자, 비즈니스 파트너,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 이런 사회적 관계는 창업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존의 연구들은 창업자의 사회적 관계가 풍부할수록 창업 성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창업자가 사회적 관계를 통해 더욱 다양한 지식과 기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사회적 관계가 항상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지는 않는다.

특히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창업자들은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일반인보다 더욱 크게 받을 수 있다. 예컨대 누군가 이유 없이 창업자를 비난하거나 명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부정적 소문을 내는 등 창업자를 사회적으로 폄하할 경우 창업자가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과정에 치명적인 제약이 될 수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난양공대, 툴레인대 등의 공동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이 간과했던 창업가의 사회적 관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소, 즉 사회적 폄하가 창업가의 업무 몰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수면의 역할에 초점을 뒀다. 사회적 폄하로 감정적 상처를 받은 창업자들은 충분하고 안정적인 수면을 통해 감정을 치유하고 다시 험난한 창업의 여정을 걸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더불어 ‘회복탄력성’이 강한 창업자가 사회적 폄하로 받게 되는 부정적 영향을 더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가정했다.

구체적으로 연구진은 중국에서 8년 미만 업력의 벤처기업을 이끌며 공동 창업자, 직원, 투자자, 비즈니스 파트너 등 이해관계자들과 하루에 한 번 이상 교류하는 77명의 창업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창업가들은 열흘간 업무 시간이 끝나면 매일 연구진이 제공한 설문에 응답했다. 연구진은 창업가들이 인지하는 사회적 폄하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오늘 하루 공동 창업자, 직원, 투자자, 고객들이 당신의 기분을 언짢게 하거나 화나게 하는 경험을 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또 업무 몰입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날 업무에 얼마나 헌신했는지, 몰두했는지 등을 물었다. 동시에 수면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잠에서 깬 창업자들에게 “어떤 일을 하기에 충분한 열정을 가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창업자 개인의 회복탄력성은 “힘든 시간을 겪은 후 얼마나 빨리 극복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측정했다.

분석 결과, 창업자가 인지한 사회적 폄하의 수준이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이 떨어질수록 업무 몰입도 또한 감소했다. 즉, 창업자가 강한 사회적 폄하를 받아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업무 몰입도까지 큰 폭으로 낮아졌다. 예상대로 개인의 회복탄력성은 사회적 폄하와 업무 몰입도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다. 회복탄력성이 강한 창업자들은 사회적 폄하로 인한 수면 장애가 비교적 적었고, 다음 날의 업무 몰입도 또한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특히 창업 경험이 있는 창업자보다 처음 창업에 뛰어든 사람들 사이에서 회복탄력성의 완충 효과가 더 컸다.

본 연구 결과는 창업자가 맺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가 창업자의 업무 몰입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원만한 사회적 관계는 관계를 맺는 당사자 모두가 노력해야 이뤄질 수 있다. 창업자를 육성하고자 하는 멘토, 투자자들은 창업가들과 소통할 때 창업가들이 업무에 지속적으로 몰입을 유지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대화와 행동을 하는 데 특히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창업자 개인 역시 사회적 폄하를 이겨내고 개인적인 회복탄력성을 기르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일에 힘쓸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창업자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도 업무에 몰입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원고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2022년 7월 1일자)에 실린 글 ‘창업자는 사회적 폄하 맞설 회복탄력성 키워야’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monday dbr#창업자#멘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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