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된 인물들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대통령 관저 공사를 수주한 A사 대표를 김건희 여사가 취임식에 초청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보통 관계가 아니고서는 영부인이 직접 초청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김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주가 조작 사건의 대상 업체인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의 가족, 통장 잔액증명서 위조 혐의로 김 여사 모친과 함께 유죄 판결을 받은 공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욕설 시위를 벌인 유튜버 등을 김 여사가 취임식에 초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A사는 2016년과 2018년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전시회의 인테리어를 맡은 적이 있다. 이 업체는 5월 25일 조달청이 12억여 원 규모의 대통령 관저 인테리어 공사 입찰 공고를 올린 지 2시간 49분 만에 수의계약으로 낙찰받았다. A사 대표는 ‘초청받지 않고 취임식에 갔다가 안 들어가고 돌아왔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대통령 취임식은 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5년간의 국정운영 원칙과 방향을 천명하는 엄숙한 자리다. 국내외 귀빈과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국민 등으로 참석자를 엄선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 자리에 김 여사와 사적 인연이 있다는 이유로 김 여사 본인 또는 모친이 연루된 형사 사건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까지 불렀다는 것은 여러 가지 궁금증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취임식 초청자 명단은 개인정보로서 취임식 종료 직후 삭제했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여 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누가 취임식에 왔는지 확인할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그대로 믿으라는 말인가. 정말 자료가 삭제됐다면 복구를 해서라도 조속히 취임식 초청자 전체 명단을 공개하고 초청 경위를 밝혀야 한다. 정부가 이 사안을 뭉개려 하면 할수록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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