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어제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수사기관들은 (김 여사)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의혹을 해소할 수 없는 단계로 가고 있는 만큼 특검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경의 수사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검찰이 수사 중인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는 김 여사가 직접 주식 매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지난해 윤 대통령이 ‘김 여사가 전문가에게 주식 매매를 일임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대통령실은 즉각 “허위보도”라고 반박했지만 검찰이 김 여사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필요성은 더 커졌다. 하지만 이 사건 관련자들을 기소한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가 2018, 2019년에 주관한 전시회에 기업들이 협찬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지지부진하다.
경찰은 김 여사가 국민대 등에 강사나 겸임교원으로 지원하면서 경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 대선 과정에서 이와 관련해 거짓 해명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 최근 모두 불송치 결정했다. 김 여사와 서울의소리 간의 통화 녹음 내용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제기한 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도 송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김 여사 관련 사건들에 대해 잇따라 불송치 결정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 일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과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의 가족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수사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아니었느냐’고 의심한다.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들이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야당에서 특검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야당에 특검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면 검경이 지금부터라도 수사를 제대로 해서 작은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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