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 ‘기초연금 40만 원’ 발의… ‘퍼주기 국회’ 시동 거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9일 00시 00분


지난 16일 전북 김제 벌판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라이브 캡쳐
지난 16일 전북 김제 벌판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라이브 캡쳐
더불어민주당이 기초연금을 월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하는 기초연금법을 15일 발의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초연금 인상을 언급한 지 3일 만이다. 이보다 앞서 민주당은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65세 이상 노인 전체로 확대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현재는 소득 하위 70%만 받고 있다.

현행 기초연금 30만 원을 유지하더라도 올해 21조 원인 소요 예산이 10년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 고령화로 연금 수급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급액까지 인상된다면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초연금을 40만 원으로 인상할 경우 기초연금 예산은 2030년에는 약 52조 원, 다시 10년 뒤인 2040년에는 두 배가량인 약 102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과의 형평성도 문제다. 올해 국민연금의 1인당 평균 수령액은 58만6905원이다. 기초연금이 40만 원으로 인상되면 부부 수급액이 월 64만 원(부부 감액 반영)으로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을 넘어서게 된다. 보험료를 꼬박꼬박 납입한 국민연금 수령액보다 세금으로 나눠주는 기초연금 수급액이 더 많다면 누가 국민연금에 가입하겠는가. 이는 사회보험인 국민연금의 근간을 흔들고 근로자의 일할 의욕을 저하시킬 것이다.

2008년 도입 당시 월 10만 원이었던 기초연금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10만 원씩 인상돼 30만 원이 됐다. 여야가 앞다퉈 선심성 득표 경쟁을 벌이면서 기초연금은 도입 15년 만에 그 수급액이 네 배가 될 상황이다. 이 대표는 물론 윤석열 대통령도 기초연금 40만 원 인상을 공약했다. 정부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2024년으로 시행 시기를 미뤄뒀으나, 그때 가서 없던 재원이 갑자기 생겨난다는 말인가. 쓰임새가 뻔한 나라살림에서 기초연금을 올리려면 누군가의 주머니를 털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한 번 도입된 복지는 되돌리기 어렵다. 민주당의 기초연금 인상 발의가 이번 정기국회를 여야 퍼주기 경쟁의 장으로 만드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더불어민주당#기초연금#40만 원#기초연금법#퍼주기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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