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기초연금을 월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하는 기초연금법을 15일 발의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초연금 인상을 언급한 지 3일 만이다. 이보다 앞서 민주당은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65세 이상 노인 전체로 확대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현재는 소득 하위 70%만 받고 있다.
현행 기초연금 30만 원을 유지하더라도 올해 21조 원인 소요 예산이 10년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 고령화로 연금 수급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급액까지 인상된다면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초연금을 40만 원으로 인상할 경우 기초연금 예산은 2030년에는 약 52조 원, 다시 10년 뒤인 2040년에는 두 배가량인 약 102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과의 형평성도 문제다. 올해 국민연금의 1인당 평균 수령액은 58만6905원이다. 기초연금이 40만 원으로 인상되면 부부 수급액이 월 64만 원(부부 감액 반영)으로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을 넘어서게 된다. 보험료를 꼬박꼬박 납입한 국민연금 수령액보다 세금으로 나눠주는 기초연금 수급액이 더 많다면 누가 국민연금에 가입하겠는가. 이는 사회보험인 국민연금의 근간을 흔들고 근로자의 일할 의욕을 저하시킬 것이다.
2008년 도입 당시 월 10만 원이었던 기초연금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10만 원씩 인상돼 30만 원이 됐다. 여야가 앞다퉈 선심성 득표 경쟁을 벌이면서 기초연금은 도입 15년 만에 그 수급액이 네 배가 될 상황이다. 이 대표는 물론 윤석열 대통령도 기초연금 40만 원 인상을 공약했다. 정부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2024년으로 시행 시기를 미뤄뒀으나, 그때 가서 없던 재원이 갑자기 생겨난다는 말인가. 쓰임새가 뻔한 나라살림에서 기초연금을 올리려면 누군가의 주머니를 털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한 번 도입된 복지는 되돌리기 어렵다. 민주당의 기초연금 인상 발의가 이번 정기국회를 여야 퍼주기 경쟁의 장으로 만드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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