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진핑 ‘후계 없는 종신 집권’… 세계의 분열과 불안 커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7일 00시 00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3연임을 확정짓는 제20차 중공(中共)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어제 개막했다. 시 주석은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업무보고에서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견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덩샤오핑 시절부터 정착된 집단지도체제에서 ‘시진핑 1인 통치’ 시대로의 전환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대만 문제에 대해선 “무력 사용 포기를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고 대만 통일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당대회가 사실상 시 주석의 ‘황제 대관식’이 될 것임은 이미 4년 전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이 폐지되면서 예고된 바 있다. 이미 10년을 집권한 시 주석이 3연임에 그치지 않고 4, 5연임까지 종신 집권으로 이어갈 수 있다. 일주일 뒤 모습을 드러낼 정치국 상임위원회 구성에서도 시 주석의 뒤를 이을 후계 구도는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후계자 없는 종신 권력자로서 마오쩌둥의 지위를 뛰어넘는 독재자가 탄생하는 셈이다.

시 주석 집권 10년 동안 중국에선 이미 오래전 죽은 줄 알았던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부활을 목도하고 있다. 시 주석은 정치에선 당의 통제력을 강화하는 레닌주의 좌파, 경제에선 국유기업을 되살리고 사적 영역까지 제한하는 마르크스주의 좌파, 외교에선 주변국을 겁박하는 ‘늑대 외교’ 같은 민족주의 우파 노선을 지도이념으로 삼아 중국을 이끌고 있다. 국내적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면서 대외적으로 한층 공세적이고 강압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을 앞지르는 ‘중국몽’을 이루자고 역설하고 있다.

가뜩이나 신냉전 대결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폐쇄성과 강압성은 세계를 더 큰 분열과 갈등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다. 특히나 1당 독재를 넘는, 1인 독재의 강화는 대내외적 불안정과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다. ‘시진핑 파면’ 현수막에도 긴장하는 권력의 모습에선 가려진 불만의 폭발을 우려하는 불안감이 드러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고 그 몰락은 내부에서 시작된다. 세계 두 번째 강대국의 퇴행이 세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다.
#시진핑#후계 없는 종신 집권#세계 분열#세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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