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지난 3년간 수많은 일자리를 빼앗아갔다. 봉쇄와 방역 등 통제 조치로 자영업자들이 영업을 중단하고, 폐업하는 회사가 속출했다. 코로나19가 종식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아직도 잃었던 일자리를 되찾지 못한 채 구직난에 허덕이는 이들이 상당수다. 정작 일손이 필요한 기업과 구직자들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일자리 미스매치’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풀리면서 취업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는 있지만 취업자의 상당수는 복수의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N잡러’로 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코로나19로 사라진 풀타임 정규직 일자리가 100만 개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두 배 이상인 8.5%이고, 체감실업률은 22.7%로 더 높다. 자포자기 상태에서 구직 자체를 단념한 이들도 적잖은 것으로 추산된다.
뒤늦게 채용시장 문을 두드리려는 청년과 신(新)중년, 경력보유여성 앞에는 경기침체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중고 속에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취업문이 속속 닫히는 움직임은 우려스럽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 폭은 최근 4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대 취업자 수가 지난달 1만7000명 줄어들며 석 달 연속 감소세다.
구직자들이 일터에서 땀 흘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코로나19로 흔들렸던 일상의 정상화는 물론 다가올 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중요한 동력이다.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간신히 되살아나고 있는 취업 활기가 이대로 꺾이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끊겨있던 일자리 기회를 다시 이어 이들이 팬데믹 이후 제2의 인생을 펼칠 ‘리스타트’에 나설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나서야 한다.
비대면 업무 증가와 단순 노무직 수요의 감소, 노동 인식의 변화 등 코로나19가 채용시장에 가져온 변화는 적지 않다. 정부는 직종, 지역 등의 조건을 맞추는 단순 매칭을 넘어 이런 흐름까지 반영하는 정교한 고용 서비스로 구인, 구직 활동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요구되는 직업 훈련을 강화하고, 이에 필요한 지원을 대폭 늘리는 등의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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